쌀밥 먹으며 맹훈련…샤니 데이비스, 평창행 확정

흑인 최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2년째 한국체대서 훈련 뒤 평창올림픽 티켓 따
“은퇴무대 올림픽에서 즐기는 기분으로 할 것”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가 4일(한국시각) 미국 밀워키에서 열린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발전 1000m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밀워키/AP 연합뉴스

흑인 최초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샤니 데이비스(36)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데이비스는 최근 2년간 한국체대에서 훈련하는 등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데이비스는 4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열린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발전 1000ｍ에서 2위를 차지해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는 “올림픽에 다시 나선다는 생각을 하니 매우 떨린다. 지금의 느낌을 즐기면서 평창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m88, 86kg의 데이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에서 안톤 오노 등과 함께 미국의 쇼트트랙 대표 선수로 출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미국 대표팀의 장권옥(현 한국체대 인터내셔널아카데미 감독) 코치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을 권유했고 데이비스는 이후 대성했다. 그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ｍ에서 금메달, 1500ｍ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데이비스는 겨울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첫 흑인 선수가 됐다.

데이비스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남자 1000ｍ 금메달, 1500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이후 은사인 장권옥 감독의 도움으로 2016년부터 한국을 찾은 그는 지난해에는 4~8월 한국체대에서 장 감독의 지도 아래 맹훈련하면서 은퇴무대가 될 평창올림픽을 준비해왔다. 오전에 한국의 초,중,고 학생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고, 오후엔 땡볕에서 쉬지 않고 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생활도 ‘한국식’으로 맞춰다. 서울의 원룸에서 검소하게 생활한 그는 “한국에선 한국식으로 생활해야 한다”며 백반, 차돌박이, 배달 치킨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지난 여름 <한겨레> 인터뷰에서는 “어려서부터 스케이트를 탈 때부터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언제나 오르막길이었고, 늘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실력으로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했다”며 흑인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선수 생활의 일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나는 이미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과거에는 압박감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평창에서는 여유와 경험, 즐기는 기분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창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