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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교류는 정치환경 관계없이 지속하라”

등록 2018-01-09 12:53수정 2018-01-09 15:49

역대 남북체육회담 참여 전문가 3인의 조언
“정권·정치환경 바뀌어도 스포츠 교류 살려야”
“진정성 있는 태도, 절실함 주면서 임해야”
“체육회담은 체육 전문가, 지도자가 해야”
1991년 5월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의 유남규(왼쪽)와 현정화가 혼합복식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1991년 5월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의 유남규(왼쪽)와 현정화가 혼합복식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는 지속가능한 체육교류 창구를 열어라.”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을 바라보는 체육 전문가들은 “정치적 상황 변화에도 스포츠 교류만큼은 남북의 정부가 건드리거나 방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민간 차원의 체육교류는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2005년부터 남북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해온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스포츠 교류에는 유엔의 제재가 없다. 유엔은 스포츠 교류와 인도적 지원은 격려한다. 남북이 정치적으로 막혀도 스포츠 교류는 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평소에도 남북의 스포츠 교류창구가 살아 있었다면 남북간 체육회담은 실무적이고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다. 정부가 스포츠 교류의 승인과 중단을 반복하면 안 된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어떤 상황에서도 남북 스포츠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약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1년 지바세계탁구대회 남북단일팀 구성에 참여했던 체육인은 “정치 협상이나 무역 회담과는 달리 체육 교류는 남북한이 동질성을 느끼고 가슴을 열 수 있는 영역이다. 이벤트라고 해도 남북이 서로 이해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 남북 정치회담과 별개로 체육인들의 회담이나 교류가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탁구가 있었는데, 한 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중국 정부가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이다. 남북한 체육교류는 미래를 위해 몇 십년이라도 공을 들이고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에서는 북한이 전혀 예측불가능한 상대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성 이사장은 “2013년부터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스포츠는 국제기준을 준수하라’는 지침이 지켜지고 있다”며 “이후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역도대회나 여자축구 아시안컵에서 태극기가 걸리고 애국가가 연주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남북한 대결의 평양 개최를 거부해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를 여는 등 과거 국제관례와 어긋난 행보를 보인 적이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남북 공동행진 협상에 참여했던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원장은 “일단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참가 때와 달리 이번에는 아이오시가 관여하는 올림픽 수준이어서 북한이 바라는 대로 쉽게 관철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번 만나면 이해와 신뢰가 쌓이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급 회담 이후 실무 차원의 체육회담에는 체육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러 차례 남북회담에 참여한 체육인은 “회담에서는 상대방이나 상대 국민에게 간절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북한 사람들은 ‘통 크게 하자’는 말을 좋아하는데, 상대의 신뢰를 얻고 때로는 양보할 때도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체육 회담은 체육인들이 앞서서 끌고 가야 한다. 전문가가 부족하다면 북한팀과 접촉을 많이 하는 감독 등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합류시켜야 한다. 서로 안면이 있으면 믿고 나갈 수 있어 대화하기도 쉽다”고 했다.

김경성 이사장은 “스포츠 교류만큼은 정권이나 정치환경에 의해 들쭉날쭉하지 않고 일관되게 나갈 수 있도록 남북이 확실하게 선언했으면 좋겠다. 국가 간 갈등해소를 위한 평화적 수단인 스포츠가 때를 타서는 안 된다. 아무리 서로의 관계가 불편해도 스포츠 창구는 남겨둬야 한다”고 했다. 윤강로 원장은 “북한은 사람들이 쉽게 바뀌지 않고 오랜 경험이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흔들지 않으면서 핵심으로 들어가는 식으로 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5년 이후 남북유소년 축구교류를 해온 김경성 이사장은 “2005년부터 남한과 평양에서 14차례, 정치환경이 안 좋으면 중국에서 6차례 등 13년간 계속 북한과 대회를 개최해 왔다. 이제는 중국 가서 하는 일 없이 남한이나 북한에서 서로 스포츠 대회를 열고 왕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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