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빙상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도 참가하기로 하면서 평창 겨울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침 18일은 평창 패럴림픽 개막 50일을 앞둔 날이다.
평창 겨울패럴림픽은 3월9일부터 18일까지 열흘 동안 50여개 나라 3000여명의 선수단(임원 포함)이 6개 종목에서 80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에서 금 1개, 은 1개, 동 2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순위 10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역대 겨울패럴림픽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1992년 5회 티뉴-알베르빌 겨울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알파인 좌식스키 한상민)와 2010년 밴쿠버 대회(컬링)에서 각각 은메달 1개씩 따낸 게 전부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10년 밴쿠버 대회의 종합 18위다.
평창 패럴림픽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줄 강력한 우승 후보는 노르딕스키의 신의현(38·창성건설)이다. 12년 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절단한 그는 바닥에 스키가 달린 썰매를 허벅지에 단단히 묶고 팔 힘으로 스틱을 움직여 앞으로 나간다. 신의현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앨버타주 캔모어에서 열린 2017 캔모어 세계장애인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땄다. 평창 패럴림픽에선 지난 대회 은메달리스트인 막심 야로비(30·우크라이나)와 1위 자리를 놓고 금빛 레이스를 펼친다.
시각장애 스키선수 양재림과 가이드 러너 고운소리(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16년 한 이동통신사 광고모델로 등장했던 시각장애 스키어 양재림(29)과 가이드 러너 고운소리(23·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도 평창 패럴림픽의 또 다른 기대주다.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3급 시각장애인인 양재림은 2014년 소치 패럴림픽 때 장애인 알파인스키 회전 종목에 출전했지만 4위에 그쳐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평창 대회는 다르다. 자신의 가이드 러너(시각장애 선수보다 먼저 출발해 무선 헤드셋으로 코스 상황을 알려주는 도우미)이자 ‘단짝’ 고운소리를 만났기 때문이다. 비장애인 스키선수 출신인 고운소리는 선수 생활을 접으려던 2015년 같은 학교에 다니는 양재림을 만났다. 양재림과 고운소리는 평창 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알파인스키 활강,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슈퍼복합 등 5종목에 도전한다. 이 중 회전 종목에서 메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빙판 위의 메시’로 불리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 정승환(32·강원도청)도 평창 패럴림픽의 ‘스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노르웨이 세계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 2014년 소치 겨울패럴림픽 러시아전 승리의 일등공신인 그는 대표팀 맏형 한민수(48)와 만능 스포츠맨 이종경(45)과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 7위인 한국은 안방 무대에서 캐나다, 미국 등과 메달을 다툴 전망이다.
8년 전 캐나다 밴쿠버에서 ‘기적의 은메달’을 일군 휠체어컬링도 유력한 메달 후보다. 스킵 서순석(47), 리드 방민자(56), 세컨드 차재관(46), 서드 이동하(45)와 정승원(60) 등 바뀐 얼굴로 메달에 도전한다. 이들은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에 새로 생긴 컬링전용경기장에서 맹훈련 중이다.
한편 전날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평창 패럴림픽 참가를 결정한 북한은 장애인 노르딕스키의 마유철(27)과 김정현(18) 등 2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겨울패럴림픽 참가는 사상 처음이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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