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열린 제52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 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승 당시 노선영. 연합뉴스
한국 여자 스피드 장거리 간판 노선영(29·콜핑팀)의 올림픽 출전 불발은 소통 착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쪽은 24일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국제빙상경기연맹에서 월드컵 랭킹포인트 등을 기초로 한 특별올림픽출전분류(SOQC)표에 따라 출전권을 받는다. 노선영은 개인종목인 1500m의 후보 2순위여서, 단체종목인 팀 추월 선수로는 자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이 맞다”고 밝혔다. 물론 대표팀을 선발하는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지난해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도 대표로 뽑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노선영을 팀추월 올림픽팀에 합류시켰다.
지난 19일 국제빙상경기연맹이 발표한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서 여자 1500m 후보 2순위였던 노선영은 출전자격을 얻은 선수 가운데 결원이 생기지 않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노선영은 올림픽 개인종목에 출전할 수 없게 됐고, 이에 따라 팀추월 출전도 불가능하다.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노선영 선수의 훈련 집중도를 감안해 19일 올림픽 출전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노선영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올림픽 여자 팀추월은 3명의 선수가 한 조가 돼 400m 트랙 6바퀴를 도는 종목이다. 평창올림픽에는 우승후보 일본과 네덜란드, 중국 등 8개 나라가 참가하는데, 개최국 한국은 8위로 팀추월 출전 자격을 얻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표팀을 선발했는데, 노선영의 개인종목(1500m) 출전권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합류시켰다. 만약 이때 “개인종목 출전권이 없는 후보지만 뽑았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을 노선영한테 전달했더라면 노선영이 심하게 낙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해 10~11월 팀추월 선수 3명의 선수 자격에 대한 문의를 국제빙상경기연맹과 이메일 등을 통해 주고 받았지만 국제경기연맹은 “기준 기록만 있으면 된다”고 회신하면서 엇박자가 났다. 국제경기연맹은 최근인 1월10일 “개인종목에 출전하지 않으면 팀추월에 나갈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팀추월 대표팀은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 노선영으로 구성됐는데 노선영의 공백으로 새로운 선수를 뽑아야 한다. 현재 개인 종목 출전 자격이 있는 선수는 이상화, 박승희(이상 스포츠토토), 김현영(성남시청) 뿐이다. 백철기 감독은 “최악의 상황이지만, 중지를 모아 준비할 것이다. 박승희, 김현영 중에 한 선수를 발탁해 팀추월 대표팀을 꾸리겠다”고 말했다.
노선영은 지난 2016년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전 쇼트트랙 대표팀 노진규의 친누나로 “하늘에 있는 (노)진규를 위해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펼치겠다”라고 말했지만,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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