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지난 8월19일 서울 동천실내링크에서 열린 2005 피겨주니어대회 파견선수 선발전 프리스케이팅에서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일본 맞수 여유있게 따돌려 2006년 주니어선수권 기대
‘피겨요정’ 김연아(15·도장중3)가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세계 주니어 무대를 정복했다.
김연아는 27일(한국시각) 체코 오스트라바 체스빙상장에서 열린 2005~2006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6.61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따낸 57.51점을 합쳐 총점 174.12점으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빙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김연아는 1년 만에 주니어 세계정상에 올라섰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올해 치러진 8차례 주니어 그랑프리대회 상위권 선수 8명이 출전한 ‘왕중왕’ 무대로, 김연아는 올해 두차례 출전한 그랑프리 시리즈를 모두 석권하며 랭킹 1위로 이 대회에 나섰다. 특히 올해 만 15살2개월로 출전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려, 내년 3월 열리는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우승 전망을 밝게 했다.
3명의 일본 선수 등 경쟁자들을 무려 28점 이상 따돌린 완벽한 승리였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안정된 트리플 루츠(뒤로 스케이팅하며 3바퀴 회전) 등을 앞세운 무결점 연기로 ‘맞수’ 사와다 아키(일본·51.25점)를 큰 점수 차로 꺾은데 이어,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월등한 기량으로 사와다(94.53점) 등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영화 〈물랭루즈〉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기술점수 63.66점으로 사와다 등에 무려 20여점 앞섰고, 예술점수에서도 53.95점을 따내 여유있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을 끝낸 뒤 국제빙상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마지막 스핀동작에서 약간의 착지 실수가 있었던 것을 빼면 아주 만족스런 연기였다”며 “지난 9월부터 준비를 많이 했고, 3회전 동작에 도전해왔다. 이제 비엘만 스핀은 물론 변형스핀 동작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건조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트리플 악셀(3회전반 회전) 기술만 더 익히면 나이 제한(만 15살 이상)이 풀리는 내년 7월 이후 시니어 무대에도 도전할 만하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연아는 29일 오후 2시10분 OK4190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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