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마식령스키장에서 실시된 남북 스키 합동훈련에 참가한 임승현 알파인스키 남쪽 국가대표 상비군(왼쪽)과 김유정 북쪽 알파인스키 선수가 1일 훈련 뒤 포옹을 하고 있다. 원산/사진공동취재단
원산 마식령스키장에서 1박2일간 진행된 남북 스키 합동훈련에 참가했던 남쪽 국가대표 상비군(선수 24명 포함 45명)이 1일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북한 선수단 본진과 함께 들어왔다.
이들을 이끌고 방북한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공항 입국 뒤 “이번 공동훈련을 안전하게 잘 마치고 왔다. 무엇보다 남북간 합의대로 이루어질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선수단에 앞서 나오면서 “저희들이 돌아올 때 북측 선수단과 함께 올 수 있게 돼 그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동훈련을 계기로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남쪽 스키 선수단은 마식령스키장에서 뷔페식으로 아침식사를 마친 뒤,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 종목으로 나눠 북쪽 선수들과 공동훈련을 진행했다. 알파인스키 선수들은 오전 9시20분께부터 1시간 남짓 몸을 푼 뒤, 10시30분께부터 본격적으로 기록을 재며 2시간 남짓 훈련을 이어갔다. 훈련은 마식령스키장 정상인 대화봉(해발 1363m)이 아닌 해발 850m 부근에서 출발해 남쪽 12명, 북쪽 12명 등 모두 24명이 2번씩 슬로프를 내려온 뒤 기록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남북 당국 대표단과 관계자들은 물론 마식령호텔 직원과 스키장을 찾은 북한 주민 등 30여명이 결승선 부근에서 남북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기록 경기를 마친 남북 선수들은 뒤섞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북쪽 선수가 나이를 말하자 남쪽 선수 중 한명이 다른 남쪽 선수를 보면서 “네가 (북쪽 선수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인다”고 농담을 하며 웃기도 했다. 남쪽 박제윤 선수는 “만나보니 제 또래 친구들처럼 평범한 선수들이었고, 딱히 크게 다르거나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쪽 공신정 선수는 “정말 기쁘다. 이런 좋은 일이 계속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들은 오전 10시부터 11시15분까지 공동훈련을 진행했다. 남쪽 김보라 선수는 “북쪽 선수들이 먼저 가고, 저희가 따라갔는데 생각보다 스키를 잘 타고 체력도 좋은 것 같다”며 “이곳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뜻깊은데, 같이 스키를 탈 수 있어서 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선민 선수도 “북쪽 선수들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봤는데, 나이도 같고 스키를 시작한 시기도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여러모로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마식령/공동취재단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양양/김경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