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중간순위 및 이번주 상대
상승세 양팀 30일 격돌
창원 엘지 신선우 감독의 ‘신산 농구’에 시동이 걸렸다. 3차례의 우승과 현역 최다승(정규리그 255승)의 기록이 말해주듯 신 감독은 “농구의 셈에 밝다”고 해서 ‘신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9시즌을 이끈 케이씨씨(현대 포함)를 떠나 올해 엘지로 둥지를 옮긴 신 감독은 시즌 초반 3연패해 꼴찌로 떨어지는 등 6경기에서 1승5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후 8경기에서 7승1패의 가파른 상승세로 단독 4위까지 올라섰다.
엘지의 힘은 ‘믿음과 조화의 농구’. 신 감독은 지난 26일 서울 에스케이를 큰 점수차로 따돌린 뒤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조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농구를 잘해도 혼자 2~3명의 수비를 따돌릴 수 없다”며 “혼자 농구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선수간에도 신뢰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믿음과 조화’를 강조하는 까닭은 시즌 초반 선수들끼리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 감독 자신과 현주엽이 이번 시즌에 새로 팀에 합류한데다 외국인 선수 영입마저 늦어져 전지훈련도 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는 시즌 직전 “초반 6~7경기는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산’의 말은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정확히 7경기째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 엘지 선수들은 ‘토털 농구’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며 공격의 활로를 찾고 있다.
엘지는 이번주 상승세의 울산 모비스, 전주 케이씨씨 등과 일전을 벌인다. 특히 오는 30일 4연승의 선두 모비스와의 경기는 이번주 최대의 빅매치다. 이 경기가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모비스의 최단경기(14경기) 전구단 상대 승리 여부. 8팀이 참가한 프로농구 원년(97시즌)에 원주 나래(현 원주 동부)가 12경기 만에 전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한 바 있지만, 이듬해부터 10팀으로 늘어난 뒤에는 지금까지 15경기(삼성·2002~2003시즌)가 최단 기록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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