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이 지난달 24일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딴 뒤 관중들에게 절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김보름(강원도청)과 딸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본 어머니가 심리치료를 위해 입원했다.
김보름의 매니지먼트사인 브라보앤뉴 관계자는 14일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서울에서 지내던 김보름이 12일 고향인 대구로 내려갔다가 병원에서 상담을 받았다. 심리 불안과 초조한 증상을 호소한 김보름에게 심리안정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와서 곧바로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보름과 함께 병원을 찾은 어머니도 검사를 받았는데 역시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딸과 함께 입원했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에서 박지우(한국체대), 노선영(콜핑팀)과 함께 출전했다. 이 경기 마지막 바퀴에서 선두와 두 번째 주자를 맡은 김보름과 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노선영이 한참 뒤져 들어왔다. 백철기 빙상대표팀 감독은 “노선영의 의견을 받아들여 마지막에 두 선수가 앞에서 돌고 노선영이 뒤따라오기로 작전을 짰다”고 나중에 밝혔지만, 팀워크가 깨지는 모습을 지켜본 팬들은 앞에 들어온 선수들을 비난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악플’에 시달린 김보름은 당시 심리상담 전문가와 체육인 전법단 스님들의 도움으로 마음을 추슬렀고,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극적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브라보앤뉴 관계자는 “올림픽 때 받은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큰 것 같다. 어머니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 추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언제까지 입원해야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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