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청(50) 삼척시청 감독이 지난 16일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004년부터 삼척시청을 이끌어온 이 감독은 2014년 여자 주니어대표팀 감독을 맡아 제19회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우승을 달성했다. 이 감독은 오는 6월 서울컵 국제핸드볼대회와 한·일 정기전을 통해 팀을 점검한 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다. 2018 청주 직지컵 핸드볼대회에 참가중인 그를 지난 23일 청주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일단은 우승을 해야죠.” 이계청 감독의 첫마디는 아시안게임 우승부터 시작됐다. 여자핸드볼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위를 한 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에 빠지면서 어느 때보다 국제대회 성과가 필요하다. 이 감독은 “여자핸드볼은 아시안게임에서는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는 기대치가 있다”며 “류은희·심해인(이상 부산시설공단) 등 부상 선수가 많아 걱정이지만 아직 4개월 정도 남아 있어 훈련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서는 부상 선수가 많아 어려울 때 대표팀을 맡았다고 하는데, 주니어대표 때도 그렇고 어려울 때 오히려 성적이 났다”며 “선수들이 하나가 된다면 금메달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경희대 출신인 그는 무릎 부상으로 일찌감치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만 서른살이던 1998년 선화여상(현 인천비즈니스고)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 데뷔했고, 실업 무대에서는 핸드볼큰잔치와 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전국체전에서 두루 정상에 오르며 신생팀 삼척시청을 명문 구단으로 일궜다. 그가 길러낸 국가대표는 ’월드스타’ 우선희를 비롯해 이미영, 최설화, 유지영, 송해림, 정지해, 류현지, 박지현, 심해인, 장은주, 박미라 등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는 이 감독이 먼저 28명을 선발한 뒤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상의해 4월7일 최종 16명을 결정한다. 대표팀은 4월15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하며 본격적인 아시안게임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은 리그를 통해 이미 드러나 있다”며 “다만 팀 색깔을 위해 감독만의 기준이 있고 이 부분을 논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핸드볼협회는 아시안게임에 앞서 두차례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덴마크·스웨덴 등 유럽의 강팀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감독은 “덴마크 등 강팀의 이름이 거론되자 모두들 나를 쳐다보더라”며 “아시안게임보다 평가전이 더 걱정된다”고 웃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나라로는 일본과 카자흐스탄 등을 꼽았다.
이 감독은 청주 직지컵 핸드볼대회에서 삼척시청을 지휘하면서 대표팀 선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애초 4강만 올라가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와보니 우승도 가능한 것 같다”고 자신하면서 “대표팀을 맡고 보니 눈여겨보고 있는 다른 팀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삼척시청은 여자부 결승에 올라 30일 인천시청과 우승컵을 다툰다.
이 감독은 “우선 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한계단 한계단 올라갈 것”이라며 “선수들이 사명감을 갖고 의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청주/글·사진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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