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비엘(KBL) 센터에서 키를 잰 케이씨씨(KCC)의 찰스 로드가 2m보다 작게 측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 붙이세요. 어깨 쭉 펴시고요. 무릎 펴세요.”
신장 측정에 나선 케이비엘(KBL) 직원은 로드의 자세를 바로잡았다. 무릎을 구부릴까 한 사람이 무릎을 붙잡았다. “199.2㎝입니다.” 5분을 넘긴 측정 끝에 결과가 발표되자 로드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코트에서도 보기 힘든 열렬한 세리머니였다.
프로농구 케이씨씨(KCC)의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6일 서울 신사동 케이비엘센터에서 이뤄진 키 측정에서 199.2㎝로 기록돼 다음 시즌에도 한국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케이비엘은 다음 시즌부터 장신 외국인 선수의 키를 2m로 제한했다. 로드는 애초 200.1cm였는데 이날 측정에서 0.9mm나 줄이면서 쾌재를 불렀다.
케이비엘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2018~2019시즌부터 외국인 선수의 신장 기준을 장신 선수 200㎝ 이하, 단신 선수 186㎝ 이하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진 외국 선수들은 이미 짐을 쌌다. 인삼공사의 데이비드 사이먼(203㎝)은 이달 두 차례나 신장을 쟀으나 2㎝ 차이로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디비(DB)의 로드 벤슨(206.7㎝)도 다음 시즌에는 뛸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로드는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로드는 2010년 처음 한국 무대를 밟은 이래 케이티(kt)와 전자랜드, 인삼공사, 현대모비스, 케이씨씨까지 여러 구단과 인연을 맺었다. 통산 블록슛이 561개로 김주성(DB)에 이어 역대 2위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한 경기 평균 18.28점, 8.7튄공잡기를 책임졌다.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 로드에게는 0.8mm가 남다른 단위로 보일 것 같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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