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왼쪽) 디비 감독과 문경은 에스케이 감독이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팀을 지휘하고 있다. KBL 제공
‘이젠 50대 50이다.’
1·2차전 승리로 프로농구 챔피언전 우승확률(90%)을 믿었던 이상범 디비(DB) 감독은 미소를 잃었다. 반면 10%의 우승확률에서 시작해 3·4차전에서 승리한 문경은 에스케이(SK) 감독은 쾌재를 불렀다. 이제 챔피언전(7전4승제)은 2승2패 원점으로 돌아왔고, 양 팀의 조건은 똑같아졌다.
16일 저녁 7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5차전은 챔피언 트로피 향방을 가를 한판이다. 1~4차전 승부는 3점(93-90), 5점(94-89), 2점(101-99), 2점(87-85)차였다. 워낙 박빙이 펼쳐지는 것은 두 팀이 빠른 농구, 화력 농구를 펼치기 때문이다.
20점 안팎으로 앞서고도 안심할 수 없고, 낙담할 필요가 없는 것은 흐름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조금만 약점을 보이면 파고들어 큰 구멍을 낸다. 2차전(15점차), 3차전(20점차), 4차전(17점차) 등 모든 경기에서 두 자릿수 격차가 벌어지지만 막판 상황은 늘 접전이었다.
디비는 ‘득점 기계’ 디온테 버튼과 골밑지기 로드 벤슨, 포인트 가드 두경민이 건재하고, 에스케이는 테리코 화이트와 제임스 메이스, ‘해결사’ 김선형이 팀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치열한 접전 양상으로 심판의 휘슬에도 예민해지고 있다. 14일 4차전에서는 이상범 감독이 테크니컬 반칙을 감수하면서도 신경전을 벌였고, 문경은 감독도 약간의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판정에 신경을 쓰다간 정작 타이틀에 집중할 수 없다.
디비는 4차전 20득점으로 1~4차전 평균(30점)에 밑돌았던 버튼과 4차전 무득점에 그친 김주성이 살아난다면 5차전을 챙길 수 있다고 믿는다. 에스케이는 농익은 김선형의 코트 지휘와 최준용, 안영준의 살림꾼 구실이 팀 사기를 높이고 있다.
3승2패로 유리한 상황을 점한 팀의 우승 확률은 14번 중 12번으로 85.7%다. 디비와 에스케이가 5차전에 사활을 걸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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