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4강전에 앞서 단일팀을 구성해 일본과 격돌했던 남북 여자탁구 대표팀 선수들이 5일(현지시각) 시상대에 올라 태극기와 인공기를 보며 동메달의 기쁨을 함께 맛보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시상대 위에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걸렸다. 27년 만에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성사시킨 남북 여자탁구 대표팀 선수들은 함께 시상대에 올라 동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5일 밤(이하 현지시각)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가 열리고 있는 스웨덴의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다.
남북단일팀은 지난 4일 4강전에서 일본에 게임스코어 0-3으로 아쉽게 패해 3~4위전 없이 동메달을 확정했다. 여자단체전 결승에서는 중국이 일본을 3-1로 꺾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날 시상대엔 남북 선수 9명(남 5명, 북 4명)이 남의 안재형 감독, 북의 김진명 감독과 함께 올랐다. 남쪽의 전지희, 유은총(이상 포스코에너지), 양하은(대한항공), 서효원(한국마사회), 김지호(삼성생명), 북쪽의 김송이, 김남해, 차효심, 최현화가 서로 섞인 채 동메달을 받아 걸고 환하게 웃었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이후 27년 만에 단일팀이 성사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남북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남북은 이번 대회 8강전에서 만났으나 국제탁구연맹(ITTF)의 전적인 지원 아래 격돌하지 않고 단일팀(KOREA팀)을 성사시켰고 일본과 4강전을 치렀다.
남북 여자탁구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동메달을 목에 걸고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남북 여자탁구대표팀 선수들이 동메달을 걸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김택수(맨 오른쪽) 감독과 선수들이 5일 독일과의 4강전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대표팀은 5일 4강전에서 유럽의 강호 독일한테 게임스코어 2-3으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16년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동메달이었다.
이날 이상수(국군체육부대),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이 나섰지만, 세계랭킹 2위 티모 볼이 포진한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게임 스코어 2-2 상황에서 정영식이 파트릭 프란치스카와 벼랑 끝 대결을 벌였으나 세트스코어 1-3(6:11/8:11/11:4/9:11)으로 진 게 너무 아쉬웠다. 정영식은 경기 뒤 “4세트 8-5로 앞서고 있을 때 공격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정영식이 독일과의 4강전에서 점수를 딴 뒤 포효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한국은 첫 단식에서 이상수가 프란치스카를 3-1(5:11/11:5/11:8/11:5)로 잡고, 정영식이 티모 볼한테 1-3(10:12/12:10/4:11/5:11)으로 졌지만, 장우진이 디미트리 옵차로프를 3-0(11:6/11:5:11:6)으로 잡아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이상수가 티모 볼한테 접전 끝에 2-3(11:9/8:11/11:3/11:13/10:12)으로 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정영식마저 무너지면서 분패하고 말았다.
김택수 감독은 “독일은 베스트 멤버가 다 나왔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 정말 훌륭한 경기를 했다. 승리할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부분이 아쉽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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