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 박지우 김보름 등 평창올림픽 여자 팀추월 대표 선수들이 2월21일 순위결정전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강릉/김성광 기자
2018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왕따’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목표를 상향 조정했던 작전이 실패했다.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던 경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당시 여자 팀추월 예선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먼저 들어오고, 노선영이 나중에 들어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선영에 앞서 들어온 선수들의 국가대표 자격을 정지해 달라는 청원이 61만명에 이르렀다.
문체부는 “작전 수립과정에서 지도자와 선수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 특정 선수가 경기 종반부에 의도적으로 가속을 했다는 의혹과 특정 선수가 고의적으로 속도를 줄였다는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주행 순번의 결정은 총 4차례에 걸친 논의로 결정됐고, 경기 전날 박지우 선수가 ‘노선영 선수가 3번 주자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백철기 감독이 합의해 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실제 김보름과 박지우는 선수들이 목표로 했던 기록으로 매 바퀴를 주파했고, 4강 진입을 목표로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린 노선영은 막판 체력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문체부는 “월드컵과 국가대표 강화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팀추월 훈련을 했기 때문에 훈련이 부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노선영 선수가 마지막 바퀴를 돌 때 세번째로 경기한 것은 올림픽 이전에 두 차례 있었다. 다만 매스스타트를 함께 훈련해 팀추월이 부족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에 대해서는, “특정인물이 빙상계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권한도 없이 빙상연맹 업무에 개입한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전 부회장은 2014년 3월 연맹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네덜란드 출신 외국인 지도자의 계약 해지와 캐나다 출신 외국인 지도자의 영입 시도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문체부는 밝혔다. 문체부는 당사자가 사임한 후에도 징계할 수 있도록 한 연맹 규정을 근거로 전씨에 대해서도 징계를 권고했다. 문체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심석희를 폭행한 쇼트트랙 대표팀 전 코치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문체부는 또 대한체육회에 빙상연맹의 관리단체 지정을 권고했다.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집행부 임원은 모두 해임되고, 대한체육회에서 파견하는 관리위원들이 집행부를 대신 맡는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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