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 ‘여고동창생 3인방’인 최임정 이공주 김차연(왼쪽부터).
여자 핸드볼 이공주·최정임·김차연
부산진여상 출신 나란히 태극마크
“여고 동창생 활약 기대하세요.”
제17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대표팀에 여고동창생 3명이 나란히 주전으로 뛰고 있어 화제다. 이공주(25·부산시설관리공단) 최임정(24·대구시청) 김차연(24·대구시청)이 주인공. 이들은 1996년부터 3년간 나란히 부산진여상에서 선수생활을 한 동창생. 김차연과 이공주는 부산 용호초등학교와 용호여중에서도 함께 핸드볼을 했다.
김차연(1m73)이 공격진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피봇’, 왼손잡이 최임정(1m80)은 라이트백, 날렵하고 순발력이 좋은 이공주(1m63)는 왼쪽 날개를 맡고 있다.
“같은 고교를 나온 동기동창생이 셋씩이나 한꺼번에 대표팀에 뽑힌 적이 있을까요? 우리도 처음엔 무척 신기했어요.” 이들은 “처음 들어간 대표팀에서 서로 의지할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의 국가대표 3명이 함께 뛰었던 부산진여상 시절 팀 성적은 어땠을까? “잘하지 못했어요. 부상과 선수 부족으로 전국대회 4강권에도 못들었어요.” 당시에는 포지션도 달랐다. 최임정은 오른쪽 날개, 이공주는 센터백을 맡았는데, 최임정이 고교 때 키가 20㎝나 커버리면서 포지션이 바뀌었다.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때 이들 셋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한국을 은메달로 이끌었다. 모두 대기만성형이다. 최임정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딛고 대표팀의 확고한 주전을 굳혔다. 김차연은 포지션이 같은 고교 5년 선배인 허순영(30·일본 오므론)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공주도 일본 진출을 앞둔 장소희(27·대구시청)의 뒤를 이어 마침내 주전자리를 꿰찼다.
강태구 감독은 “후보시절에도 성실하게 훈련하며 때를 기다린 노력형 선수들”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셋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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