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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 하나 된 남북 농구선수들…관중석에선 ‘고향의 봄’

등록 2018-07-04 19:06수정 2018-07-04 23:04

여자부 번영팀 103-102 승, 남자부는 평화팀과 번영팀 무승부
서로 섞여 대화 주고받으며 열띤 경기에 관중은 힘찬 응원
이문규 여자대표팀 감독 “아시안게임 단일팀 좋은 결과” 가능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북 선수들이 손을 잡고 공동 입장하고 있다.  사진 평양공동취재단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북 선수들이 손을 잡고 공동 입장하고 있다. 사진 평양공동취재단
“평화 이겨라!” “번영 이겨라!”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 안으로 남북 농구선수들이 두 명씩 손을 잡고 들어오자 1만2000여 좌석을 꽉 채운 관중이 막대풍선을 부딪치며 힘찬 함성으로 맞았다.

남쪽에서 온 선수들을 환영하듯 장내에는 노래 ‘반갑습니다’가 울려 퍼졌고, 대형 전광판엔 ‘북남 통일농구경기 참가자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펼쳐졌다.

15년 만에 재개된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4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한 관중의 열띤 응원 속에 막을 올렸다. 이날 먼저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 남북 선수 6명씩을 섞어 ‘평화팀’과 ‘번영팀’을 만들어 맞대결을 펼쳤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평화팀 선수들과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번영팀 선수들이 하나하나 소개될 때 관중들은 빨강, 노랑, 파란색 막대풍선을 치며 응원했다.

이날 경기는 국제농구연맹(FIBA)의 규칙에 맞게 진행됐다. 심판도 국제 룰에 따라 3심제였다. 국내 프로농구 베테랑 장내 아나운서인 박종민씨가 장내 진행을 맡았는데, 북한 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판공잡기’(리바운드), ‘걷기 위반’(트래블링) ‘측선’(사이드라인) 등 북한 용어를 사용했다. ‘벌 넣기’는 자유투를 뜻한다.

이문규 남한 여자대표팀 감독과 정성심 북한 여자대표팀 코치가 이끈 번영팀에선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최우수선수 박혜진과 지난해 아시안컵 득점왕인 북한의 로숙영 등이 선발로 나섰다. 장명진 북한 여자대표팀 감독과 하숙례 남한 여자대표팀 코치가 지휘한 평화팀에선 남한 최고참 임영희와 북한 리정옥 등이 먼저 출전했다.

경기 시작부터 로숙영의 2점 슛이 터졌고 관중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관중들은 어느 편이든 득점하면 함성을 지르고 슛이 안 들어가거나 속공에 실패하면 안타까운 탄성을 질렀다. 선수들을 대화를 나누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2쿼터부터는 취주악단의 공연도 펼쳐졌다. ‘고향의 봄’과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소양강 처녀’ 등이 연주됐다.

번영팀에선 북쪽 로숙영과 남쪽 김한별이 나란히 18점을 올리며 승리를 주도했다. 평화팀에선 북한 리정옥이 28점으로 맹활약했다. 번영팀의 103-102 승.

이문규 감독은 “이런 의미있는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 특히 남과 북 선수들이 섞어서 경기를 하다 보니 더 큰 만족감을 느꼈다”고 했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서는,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 같은 말을 쓴다. 같이 모여서 한다면 좋은 결과 나올 것이다. 한민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평화팀(허재 감독·안용빈 코치)과 번영팀(리덕철 감독·김상식 코치)이 102-102로 비겼다. 귀화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모비스)는 평화팀 선수로 출격했다. 종료 0.9초에 번영팀의 북쪽 선수 최성호가 동점 버저비터 3점슛을 터뜨리면서 관중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5일엔 남과 북의 남녀 대표팀이 친선 경기를 펼친다.

평양공동취재단,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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