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농구 대회 참가 선수단이 5일 밤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녀 친선경기를 치른 뒤 다 함께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 공동취재단
남북 통일농구 대회를 계기로 남북한의 스포츠 교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원길우 북한 체육상 부상은 5일 밤부터 6일 새벽 1시까지 평양 고려호텔에서 남북체육실무회담을 열고 남북 체육교류를 위한 종목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은 남북의 남녀 농구대표팀이 이틀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혼합경기·친선경기를 치르고 난 뒤 북쪽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노태강 차관은 6일 오전 평양에서 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남북체육실무회담에서 북쪽이 이달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탁구오픈대회에 25명의 선수단(선수 16명, 기타 9명)이 참가한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앞서 세계탁구연맹은 5일 남자 8명, 여자 8명의 출전 엔트리를 제출했다고 공개했다. 북쪽이 국내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선수를 파견한 적이 있지만, 투어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8월 창원에서 열리는 세계사격대회에 참가 선수단 규모와 방남 일정도 확인해 주었다. 21명의 북한 사격 선수단이 8월31일 김해를 통해서 입국하고 9월15일 김해에서 출국하는 것으로 돼 있다. 북쪽이 참가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사격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이날 회담에서는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 문제도 논의됐다. 기본적으로 남쪽의 대한체육회와 북쪽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협의하는데, 여자농구와 조정, 카누 등이 대상이다.
남북통일농구 대표단이 6일 오후 평양 순안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남쪽은 “가능하면 합동훈련을 빨리하자”고 요청했는데, 조정과 카누는 북쪽 선수들이 남쪽으로 내려와서 훈련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졌다. 대동강 훈련은 카누 등이 북쪽의 중점 종목이 아니어서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회담에서 양쪽은 단일팀 문제는 4월 ‘판문점 선언’의 중점 협의 사항이기 때문에 어려움 있더라도 서로 협의해서 해결해 나가자는 수준에서 대화를 했다. 또 남북 통일농구 남쪽 대회는 가을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나눴다. 북쪽의 예술단 공연과 함께 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 아니면 따로 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성남 비행장을 통해 귀환한 여자농구대표팀의 이문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낫기 때문에 북한 선수 2명이나 최대 마지노선으로 3명의 합류를 원한다. 북한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을 시켰는지 슛을 매우 빨리 정확하게 쏜다”라고 칭찬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은 “일단 북한은 3명의 선수를 윌리엄 존스컵부터 파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매년 대만에서 열리는 윌리엄 존스컵 국제대회는 상금이 없는 B급 친선대회로 이번 달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한편 15년 만에 방북했던 허재 남자대표팀 감독은 “감회가 새로웠지만, 리명훈을 못 만나 아쉽다. 15년 전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했는데, 이번에도 응원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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