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세터 유광우(맨 왼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신영철 감독이 새로 부임한 우리카드가 확 달라졌다.
우리카드는 1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 제천·칼(KAL)컵 남자프로배구대회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일본 초청팀 제이티(JT) 선더스를 3-0으로 완파했다. 1차전 삼성화재를 3-1로 잡은 데 이어 2연승으로 B조에서 가장 먼저 4강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7개 팀 중 6위에 그쳤던 우리카드는 서른셋 동갑내기 특급 외국인 선수 리버만 아가메즈와 유광우의 호흡이 척척 들어맞으면서 이번 시즌 브이(V)리그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명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뒤 세터 유광우가 달라진 덕분이다.
유광우는 삼성화재의 통산 8차례 챔피언 등극을 이끈 베테랑 세터다. 삼성화재 시절 가빈 슈미트,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 괴르기 그로저 등 특급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고, 우리카드로 이적한 뒤에는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이번 시즌 유광우는 한때 세계 3대 공격수로 꼽혔던 아가메즈와 손발을 맞추는 중이다. 유광우는 이날 완승을 이끈 뒤 “첫 경기보다는 나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사실 이틀 전 삼성화재와 1차전 때만 해도 아가메즈와 유광우는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2차전에서는 조금씩 호흡이 맞아들어갔다. 아가메즈의 공격 성공률도 1차전 43.18%에서 2차전에는 51.35%로 훨씬 좋아졌다.
신영철 우리카드 신임 감독과 리버맨 아가메즈.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유광우가 나아진 데는 이유가 있었다. 유광우는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린 신영철 신임 사령탑을 만나 지금까지 해왔던 패턴을 버리고 신 감독이 원하는 세터상에 걸맞게 변신 중이다.
유광우는 “감독님의 주문대로 공의 궤적이나 스피드를 바꾸고 좀 더 정확한 토스를 위해 훈련 중인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연습 때와 실제 경기는 템포가 달라서 연습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감독님이 직접 시범을 보여주셨다. 말로 하는 거라면 물음표가 생겼을텐데, 직접 보여주시고 그걸 따라 하니까 이해가 빠르다”고 했다.
유광우는 “어렸을 때 보지 못했던 걸 보면서 내가 업그레이드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세터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왕년의 명세터를 만난 현역 베테랑 세터는 지금 변신중이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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