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연(가운데)이 7일(한국시각)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 예선 B조 2차전 노르웨이와 경기에서 상대수비를 제치고 슛을 날리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
한국은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17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예선 B조에 속한 한국은 9일(한국시각) 현재 노르웨이와 함께 2승1패로 6팀 가운데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슬로베니아와 헝가리가 2승1무로 나란히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고, 앙골라와 오스트레일리아는 3전 전패로, 예선탈락이 확정됐다. 2차 예선에는 각 조에서 3팀씩 진출하기 때문에 B조 상위 4팀 가운데 어느 한팀은 짐보따리를 싸야 한다.
6팀이 각각 2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한국은 예선 마지막날 최약체 오스트레일리아와 경기를 남기고 있어 10일 새벽 1시(한국시각·KBS SKY 생중계)에 열리는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적어도 비기기만 해도 예선을 통과한다. 헝가리를 꺾으면 4승1패를 기록하며 예선 1위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노르웨이가 남은 슬로베니아와 헝가리 전을 모두 꺾고 한국과 똑같이 4승1패를 기록하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1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로베니아가 남은 노르웨이 앙골라 전을 모두 이기면 4승1무로 조 선두가 되면서 한국을 조 2위로 밀어내게 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한국에게 1패를 안겨준 슬로베니이가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한국이 조 1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슬로베니아는 우승후보 노르웨이와 전력이 급상승한 앙골라와 일전을 남겨두고 있어 불가능한 시나리오만은 아니다.
한국이 헝가리에 질 경우 한국은 3승2패로 자력 진출이 불가능해진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노르웨이가 슬로베니아와 헝가리를 모두 꺾어 4승1패로 조 선두가 되고, 헝가리와 슬로베니아가 한국과 앙골라를 꺾어 3승1무1패로 조 2위와 3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노르웨이가 슬로베니아나 헝가리 중 어느 한 팀에게 물리면 한국과 나란히 3승2패가 되면서 한국이 승자승 원칙에 따라 노르웨이를 밀어내고 조 3위로 2차 예선에 진출한다. 또 마지막날 ‘복병’ 앙골라가 슬로베니아를 꺾어줘도 한국은 2차 예선 티켓을 거머쥔다.
결국 B조에서는 한국-헝가리, 노르웨이-슬로베니아가 맞대결을 펼치는 10일 새벽 경기가 각 팀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한국 공격 이끄는 베테랑 3인방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제17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출전중인 한국여자핸드볼 대표팀에서 허영숙(30·전 부산시설관리공단·사진 가운데) 우선희(27·삼척시청·오른쪽) 명복희(26·효명건설·왼쪽) 등 ‘고참 3인방’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드고 세대교체를 단행해 평균 나이가 24.7살로 젊어졌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준우승을 이끈 ‘아줌마’는 허영숙과 우선희 2명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슬로베니아와의 첫 경기에서 패한 뒤 의기소침해진 팀을 구한 것은 고참들이었다. 예선 3경기에서 허영숙과 우선희는 21골과 20골로 팀내 득점 1·2위를 달리고 있고, ‘방글이’ 명복희는 경기당 평균 14분밖에 뛰지 않았지만 9골(경기당 3골)이나 넣었다. 허영숙과 우선희는 8일 앙골라 전에서 20골을 합작했고, 명복희는 7일 노르웨이전 후반 막판에 4골을 몰아넣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팀내 최고참인 허영숙은 팀에서 은퇴한 뒤 유럽 진출을 모색하다가 홍정호의 갑작스런 허리 부상으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연습량이 부족하지만 강태구 감독이 “영숙이 없었으면 큰 일 날 뻔했다”고 말할 정도로 활약이 크다. 대표선수 생활 만 11년째인 그는 지난해 국내 핸드볼 큰잔치에서 1년 선배 이상은을 제치고 사상 처음 700골을 돌파한 국내 최고 골잡이다. 결혼 6년차인 그는 “맏언니로서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우선희는 2003년 크로아티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오른쪽 날개로 ‘베스트7’에 뽑힌 세계적인 선수다. 2001년 대표팀에 발탁된 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팀 주장을 맡았다. 그는 대회 개막 전날 허리부상을 당했지만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우선희는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 아니겠느냐”며 농담을 던진 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무겁지만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명복희는 99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뒤 세계선수권대회 세차례, 올림픽 한차례를 치른 베테랑. 그러나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해 ‘만년 후보’였던 그가 이 대회에서 ‘조커’로서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슈팅 타이밍이 빨라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투입되는 ‘해결사’다. 그는 “잠깐씩 뛰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태구 감독은 이들에 대해 “팀이 어려울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주득점원으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한국 공격 이끄는 베테랑 3인방
한국여자핸드볼팀 공격을 이끌고 있는 명복희 허영숙 우선희(사진 왼쪽부터).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제17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출전중인 한국여자핸드볼 대표팀에서 허영숙(30·전 부산시설관리공단·사진 가운데) 우선희(27·삼척시청·오른쪽) 명복희(26·효명건설·왼쪽) 등 ‘고참 3인방’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드고 세대교체를 단행해 평균 나이가 24.7살로 젊어졌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준우승을 이끈 ‘아줌마’는 허영숙과 우선희 2명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슬로베니아와의 첫 경기에서 패한 뒤 의기소침해진 팀을 구한 것은 고참들이었다. 예선 3경기에서 허영숙과 우선희는 21골과 20골로 팀내 득점 1·2위를 달리고 있고, ‘방글이’ 명복희는 경기당 평균 14분밖에 뛰지 않았지만 9골(경기당 3골)이나 넣었다. 허영숙과 우선희는 8일 앙골라 전에서 20골을 합작했고, 명복희는 7일 노르웨이전 후반 막판에 4골을 몰아넣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팀내 최고참인 허영숙은 팀에서 은퇴한 뒤 유럽 진출을 모색하다가 홍정호의 갑작스런 허리 부상으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연습량이 부족하지만 강태구 감독이 “영숙이 없었으면 큰 일 날 뻔했다”고 말할 정도로 활약이 크다. 대표선수 생활 만 11년째인 그는 지난해 국내 핸드볼 큰잔치에서 1년 선배 이상은을 제치고 사상 처음 700골을 돌파한 국내 최고 골잡이다. 결혼 6년차인 그는 “맏언니로서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우선희는 2003년 크로아티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오른쪽 날개로 ‘베스트7’에 뽑힌 세계적인 선수다. 2001년 대표팀에 발탁된 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팀 주장을 맡았다. 그는 대회 개막 전날 허리부상을 당했지만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우선희는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 아니겠느냐”며 농담을 던진 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무겁지만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명복희는 99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뒤 세계선수권대회 세차례, 올림픽 한차례를 치른 베테랑. 그러나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해 ‘만년 후보’였던 그가 이 대회에서 ‘조커’로서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슈팅 타이밍이 빨라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투입되는 ‘해결사’다. 그는 “잠깐씩 뛰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태구 감독은 이들에 대해 “팀이 어려울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주득점원으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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