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림(왼쪽 둘째)이 22일(한국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2018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73㎏급 결승전에서 하시모토 소이치를 한판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좋아하고 있다. 대한유도회 제공
아시안게임에서 눈물을 떨궜던 안창림(남양주시청·세계랭킹 7위)이 드디어 웃었다. 이번엔 세계적인 강자들이 거의 다 모인 최고의 무대였다.
재일동포로 태극마크를 단 안창림이 22일(한국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2018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73㎏급 결승전에서 하시모토 소이치(세계 1위)를 한판승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다
안창림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의 오노 쇼헤이에 결승에서 지자,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의 복받치는 눈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한달도 안 돼 보란듯이 세계무대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올랐다. 정상까지 여섯 경기 내내 한판승으로 상대를 쓰러뜨린 것은 그의 결연한 각오를 드러낸다. 특히 남자 73㎏급은 일본의 전유물이라 할 정도로 일본 선수들이 강세다.
안창림은 경기 초반 치열한 몸싸움을 펼치며 정면 승부를 펼쳤다. 하시모토는 정규시간 3분 43초를 남기고 왼쪽 눈가가 살짝 찢어졌고, 안창림은 정규시간 2분 35초를 남기고 반칙 판정을 받았다. 치열한 싸움이었다.
안창림이 22일(한국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2018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73㎏급 결승전에서 하시모토 소이치와 대결하고 있다. 대한유도회 제공
그러나 1분 50여 초를 남기고 승패가 갈렸다. 안창림은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허벅다리 걸기를 시도했고, 하시모토는 몸의 중심을 잃고 살짝 흔들렸다. 순간 안창림이 발뒤축걸기를 시도해 하시모토를 완벽하게 쓰러뜨렸다. 주심은 한판을 선언했고, 안창림은 믿기지 않는 듯 머리를 감싸며 환하게 웃었다.
안창림이 22일(한국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2018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73㎏급 결승전에서 하시모토 소이치(세계 1위)를 한판승으로 누른 뒤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대한유도회 제공
안창림은 지난 5월 중국 후허하오터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후허하오터 그랑프리 대회 결승에서도 그를 꺾고 우승했다. 최근 2차례 맞대결에서 하시모토를 모두 누르며 2020년 도쿄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안창림이 아시안게임 패배의 상처를 빠르게 딛고 회복하면서 앞으로 ‘천적’ 오노 쇼헤이와의 싸움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안창림은 아시안게임 결승전 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맞전적 5전5패를 기록하고 있다. 시상대에서는 복받치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하시모토를 시원하게 제압하면서 다시 자신감을 충전했다. 안창림이 오노와의 대결을 다시 한 번 벼르고 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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