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디비의 윤호영(왼쪽)이 2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의 함지훈을 막고 있다. KBL 제공
쉴 새없는 공수 전환에 선수들은 헉헉 댔지만, 팬들은 눈돌릴 틈이 없었다. 수비 땐 “디펜스”를 외치는 안방 팬들의 열기가 코트에 전달됐고, 양쪽 감독은 윗옷을 벗었다.
2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원주 디비(DB)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치열한 승부는 팬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는 연승 행진을 4경기로 늘린 현대모비스의 89-87 승리. 하지만 안방 팬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친 디비(1승4패)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현대모비스는 앞선 세 경기에서 모두 100점 이상을 올린 1위. 국가대표 귀화선수 라건아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 둘, 여기에 혼혈 귀화선수 문태종과 토종 최고의 센터 이종현까지 선수의 면면이 화려하다. 높이에서 밀리는 디비는 10위. 하지만 선수들이 한발짝 더 뛰는 투혼과, 12명 전원을 돌리는 ‘벌떼농구’로 맞서면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튄공잡기에서 디비가 장대숲인 현대모비스를 38-32로 앞선 것은 디비 선수들의 열정을 보여준다. 이상범 디비 감독도 선수들의 허슬 플레이를 격려했다.
1쿼터부터 저스틴 틸먼의 골밑 공략에 의존한 디비는 2쿼터 박지훈의 3연속 3점포, 3쿼터 마커스 포스터의 득점행진으로 접전을 이어갔다. 현대모비스는 득점기계 라건아와 섀년 쇼터, 이종현, 함지훈을 중심으로 근접 추격전을 펼치면서 엎치락덮치락 승부를 팽팽하게 몰고 갔다. 결국 승패는 종료 22초를 남긴 상황에서 라건아의 골밑슛(89-87)으로 판가름 났다.
이상범 디비 감독은 작전시간을 불렀지만 포스터의 마지막 공격이 상대의 쳐내기에 걸렸고, 이어진 공격에서 측면 선을 밟으며 아쉽게 추격을 마감했다.
이상범 디비 감독은 경기 뒤 “김태홍, 이광재 없이도 선수들이 악착같이 뛰었다. 선수들에게 잘 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수비가 느슨했고 쉬운 득점을 많이 줬다. 앞으로 더 준비해서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원주/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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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적
원주 DB 87-89 울산 현대모비스, 부산 KT 105-98 서울 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