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희(26·부산시설관리공단·사진 왼쪽) 문경하(25·창원경륜공단·오른쪽) 손민지(20·대구시청·가운데)
“한국팀 골문 우리가 책임집니다.”
제17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참가중인 한국팀에는 ‘3인3색’의 문지기가 있다. 10여년간 대표팀 골문을 지킨 ‘베테랑’오영란의 뒤를 잇는 이민희(26·부산시설관리공단·사진 왼쪽) 문경하(25·창원경륜공단·오른쪽) 손민지(20·대구시청·가운데)가 바로 그들이다.
우선 이민희와 문경하는 청소년 시절부터 한국팀 골문을 나눠맡아온 사이다. 1년 선후배로 각각 휘경여고와 정읍여고 출신인 이들은 대표팀에도 지난 9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함께 들어갔다. 이민희가 대표팀에 들락날락해, 꾸준히 태극마크를 지킨 후배 문경하와 라이벌 의식도 있을 법하지만 이민희는 강하게 손사레를 친다. 그는 “내가 못막을 때 경하가 잘 막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언제나 ‘우리’라는 생각으로 골문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하도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방을 같이 쓰는데 언니가 잘하면 나도 기쁘다”고 말했다.
순발력이 좋고 두뇌플레이에 능한 이민희는 “영란 언니가 없어 엄청나게 부담되지만 본선리그에서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방어 자세가 좋고 기복이 별로 없는 문경하도 “덴마크 전지훈련 때는 감이 좋았는데, 예선에서 잘하지 못해 속상했다”며 “본선리그에서는 팔딱팔딱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막둥이’ 손민지는 선배들이 ‘겸둥이’(귀염둥이)로 부를만큼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휴식일이던 지난 8일에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마이크를 잡고 입담을 과시해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활달한 성격으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받고 있는 그는 “언니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기회가 왔을 때 잘 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팀 문지기 전담 최석재 트레이너는 “예선에서는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해 유럽 선수들의 슛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세 선수 모두 본선리그에서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트페테르부르그/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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