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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투혼 끝 은퇴한 ‘들배지기 명인’ 신봉민 장사

등록 2005-12-12 20:46수정 2005-12-12 20:46

부상 투혼 끝 은퇴한 ‘들배지기 명인’ 신봉민 장사
부상 투혼 끝 은퇴한 ‘들배지기 명인’ 신봉민 장사
“20년 정든 모래판, 가슴 아파도 후회없다”
90년대 씨름판을 주름잡았던 신봉민(31·현대삼호중공업) 장사가 씨름판에서 은퇴했다.

‘들배지기의 명인’으로 불렸던 그는 천하장사 2번에 백두장사 4번, 지역장사 8번, 설날장사 3번…. 1993년 12월 프로씨름 데뷔 두달 만에 천하장사에 등극하는 등 씨름판의 역사를 새로 썼을 만큼 빛나는 기록을 세웠다.

그가 10일 기장장사씨름대회 백두급 경기를 끝으로 정든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신봉민은 이날 ‘들소’ 김경수를 16강전에서 꺾는 등 불꽃같은 투혼을 발휘했으나, 준결승에서 같은 팀의 떠오르는 신예 하상록에게 뒤집기로 크게 졌다. 그는 이날 대회 중간 씨름 선수로서는 드물게 화려한 은퇴식을 치렀다. 팀 동료들도 꽃다발을 한아름 들고 와 그의 가슴에 안겨줬다. 그의 얼굴에서는 화려했던 지난 날의 기억들이 스쳐가는 듯했다.

신봉민은 전날 “20년 넘게 정든 모래판을, 그것도 힘이 다해 그만두는 게 아니라 사고 때문에 떠나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아는 사람의 차에 타고 울산에서 부산으로 가는 도중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전치 36주의 진단서가 나왔고, 의사는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데뷔 2달만에 천하장사된 씨름판 기록의 사나이
2004년 교통사고 36주 중상 딛고 재기…코치 변신

하지만 신봉민은 꽃가마의 달콤한 맛을 잊지 못하고 재활에 매달려 몸을 만들어 나갔다.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 담당 의사마저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엘지화재 씨름단 해체 뒤 모래판에 휘몰아친 삭풍 때문에 대회가 열리지 않아 마음을 졸여야 했다. 가까스로 경기는 재개됐지만, 끝내 사고 당시 다친 오른쪽 골반 신경의 통증은 강한 힘을 쓸 때마다 찾아왔다. 더 이상 격렬한 선수생활은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는 “사고만 아니었으면 서른 너댓살까지는 선수생활을 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다행히 김칠규 감독과 씨름단의 배려로 코치로서 제2의 씨름 인생을 열게 됐다. 동갑내기 아내 김현정씨, 딸 소민(7) 소이(2)와 함께 전남 영암 숙소 근처 집에서 살고 있는 신봉민은 “이제부턴 후배들을 열심히 가르칠 것”이라며 “어디 있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물러나는 마당에 12년 프로생활 동안 가장 상대하기 힘든 적은 누구였는지 물었다. “김영현(29) 하고 이태현(29)이 가장 힘들었죠. 아무래도 키 큰 상대한테는 힘이 두배로 들더라고요.”


부산/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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