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경기에서 한국의 이승현(33번)이 레바논의 센터 아터 마족과 튄공을 다투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김상식 감독의 용병술과 ‘해결사’ 라건아의 존재, 똘똘뭉친 팀 정신. 한국 남자농구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난적’ 레바논을 꺾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2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9 중국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2라운드 경기에서 84-71로 승리했다. 5연승을 달린 한국은 레바논(6승3패)을 제치고 E조 2위(7승2패)로 올라섰다. 한국은 12월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위 요르단(5승4패)과의 경기에서 이기면 본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는다.
이날 경기는 쉽지 않았다. 레바논 선수들은 2m 안팎의 높이와 유연성, 개인기를 갖추었다. 한국 선수들은 전원이 한발짝 더 움직이는 뛰는 농구로 허점을 노렸으나, 틈을 주지 않는 레바논의 수비에 힘든 경기를 폈다. 1쿼터(14-14)를 대등하게 맞섰지만, 외곽슛이 불발하면서 한국은 전반을 27-35로 뒤졌다.
상황은 3쿼터부터 급변했다. 한국의 귀화 외국인 선수 라건아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고 이대성과 김선형, 이정현의 외곽이 활기를 띄면서 3쿼터 초반 경기가 뒤집혔다. 김상식 감독의 주문대로 이승현 등이 헌신적으로 튄공잡기에 가담하는 등 투혼의 경기를 펼쳤다. 특히 해결사 라건아는 전반 2득점에 그쳤지만 후반 3~4쿼터에 20점 이상을 추가해 승부의 균형을 완전히 깼다.
레바논은 2m10의 장신 아터 마족의 골밑 장악과 알리 하이다이 등의 근접슛 등으로 전반까지 주도권을 잡았지만, 후반 체력이 떨어지면서 무너졌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