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왼쪽)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14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제2차 남북체육분과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
남북이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2032년 여름올림픽 공동 개최와 2020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해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원길우 북한 체육성 부상은 14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제2차 남북체육분과회담을 열어 2032년 여름올림픽 공동개최 의향을 담은 편지를 이른 시일 안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전달하고 내년 2월15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와 공동으로 체육관계자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또 2020년 도쿄여름올림픽 공동진출과 관련해 남북의 단일팀 희망 종목을 주고받는 등 의견을 교환하고 합동훈련 등 실무적인 문제들을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도쿄 패럴림픽에서도 남북 단일팀 구성과 개회식 공동입장에 합의했다. 도쿄패럴림픽 공동 진출은 이번에 합의 사항으로 추가됐다.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은 공동 보도문 발표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11월2일 회담은 원칙적인 부분을 합의했다면, 이번 회담은 내용을 구체화시켰다”며 “앞으로 모든 내용들은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 체육관계자 회담의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와 협의해 아이오시 쪽에서 먼저 날짜를 알려온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가 방문하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만남도 예정돼 있다.
2020년 올림픽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도 희망 종목 등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 노태강 차관은 “단일팀 구성 종목 수를 제한하지는 않았다”며 “오늘 협의 사항을 경기단체에 전달하고 경기단체가 단일팀 구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차관은 남북이 단일팀을 희망한 종목을 합치면 8종목 안팎이라며 절반 정도는 일치하고 절반 정도는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달초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단체에서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농구·핸드볼·하키·카누·수영(수구) 등이 단일팀 추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단일팀의 올림픽 출전은 평창올림픽 때처럼 쿼터 확대를 통해 본선행을 확보해주지 않고 예선부터 단일팀으로 출전해 본선 티켓을 확보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올림픽 메달 집계방식은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처럼 남북이 아닌 단일팀(COR)으로 별도 집계된다.
노 차관은 “올림픽이다보니 서로간 경기력에 향상이 되거나 남과 북이 합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종목 안에서 구체적 종목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단일팀을 강요할 생각은 없으며 전적으로 경기단체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체육회담에는 남쪽에서 수석대표 노태강 차관을 비롯해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송혜진 국무총리실 협력관, 박철근 대한체육회 국제본부장 등 4명이 참석했고 북쪽은 원길우 체육성 부상을 단장으로 고철호 체육성 국장, 리은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참사 등 3명이 참석했다.
이찬영 기자,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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