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1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디비(DB)와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섀년 쇼터에게 강하게 지시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현대모비스는 ‘1강’으로 공인됐다. 관전 포인트는 플레이오프 4강 직행권이 걸린 2등 싸움에 쏠리고 있다.
2018~2019 시즌 반환점도 돌지 않은 프로농구 3라운드 중반에 2위에 주목하는 까닭은 이번 시즌 비대칭 지형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귀화 국가대표 득점원인 라건아를 포함해 이종현·함지훈 등 토종 빅맨, 양동근·이대성·문태종 등의 외곽포까지 다른 팀의 전력을 압도한다. 1~2라운드에 에스케이(SK), 케이씨씨(KCC), 삼성이 현대모비스에 일격을 가했지만, 이후 맞대결에서는 대파했다.
2위 각축을 벌이는 팀은 전자랜드와 케이티(kt), 엘지(LG), 케이씨씨가 꼽힌다. 전자랜드와 엘지의 토종 가드인 박찬희와 김시래는 단신 외국인 가드들이 득세하는 판도에서 비교적 호흡을 잘 맞추면서 팀 윤활유가 되고 있다. 최하위 삼성이 처한 상황과는 다르다.
2m 이하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포워드진의 호흡도 중요한 변수다. 전자랜드의 경우 머피 할로웨이가 정효근·강상재 등과 환상의 호흡으로 단독 2위까지 치달았다. 케이티는 마커스 랜드리가 평균 33분을 뛰며 두자릿수 득점을 해주고, 양홍석이 완전히 주전을 꿰차는 등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공격 농구’로 돌풍을 몰아치고 있다. 엘지의 제임스 메이스는 가끔 나홀로 플레이를 펼치기도 하지만 점점 팀 플레이에 익숙해지고 있다. 최근 팀에 변화를 준 인삼공사도 상위권 도전이 가능하다.
현대모비스의 대항마로 예상됐다가 6위까지 떨어진 케이씨씨는 하승진이 복귀하면 파괴력을 낼 수 있다. 정강이뼈 부상에서 회복 중인 하승진은 케이씨씨 전술의 핵인데, 이달 말까지는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시즌 전 강호로 평가받던 에스케이는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애런 헤인즈가 복귀했지만 김민수는 수술로 시즌을 아예 접었고 최준용과 안영준 등도 치료 중이다. 대릴 먼로의 등장이 반가운 오리온과 디비(DB)는 8위권이지만 2위 전자랜드와의 승차는 5.5경기밖에 안 된다. 내년 초 이승현(오리온), 김준일·임동섭(삼성), 허웅(디비) 등 중량급 선수들이 상무에서 전역하는 것도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태균 해설위원은 “현대모비스 1강을 뺀 나머지 팀들의 전력은 우열을 논하기 힘들 정도로 팽팽하다. 3라운드부터는 각 팀이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다치는 선수가 나오면 내리막을 탈 수 있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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