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케이씨씨(KCC)의 이정현이 2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3점슛을 던지고 있다. KBL 제공
성공률 40%면 스타급, 30%만 돼도 평균은 간다. 하지만 성공률 0%도 나온다. 프로농구 3점슛이 까다로운 이유다.
프로농구 ‘1강’으로 꼽히는 현대모비스가 30일 오리온과의 원정 경기에서 11개의 3점슛을 던져 단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평균 성공률 40.3%를 자랑하는 오용준이 3개를 모두 놓쳤고, 44.6%의 양동근과 팀내 3점포 성공 개수 1위 박경상도 각각 2개씩 던졌지만 림을 벗어났다. 오리온도 3점슛 15개 가운데 3개를 성공시키는 낮은 적중률(20%)을 보였지만, 3점슛 3개의 점수 차가 결과(80-70 오리온 승)로 이어졌다.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3점슛(경기당 10.4개)을 성공시켜 ‘양궁농구’ 별칭을 얻은 케이티(kt)도 3점슛의 롤러코스터를 잘 알고 있다. 김영환, 조상열, 양홍석 등을 보유했지만 15일 케이씨씨(KCC)와 경기에서는 32개 중 4개만 성공시켰다. 하지만 케이티의 화력 선호는 여전하다. 새로 영입한 단신 쉐인 깁슨은 독일 무대에서 3점슛 성공률 53.8%를 자랑했다.
물론 3점슛을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도 이긴 사례도 있다. 11월3일 삼성과 에스케이의 경기에서 삼성은 3점슛 32개 가운데 9개를 성공시켰고, 에스케이는 3점슛 16개 가운데 하나도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뛰어난 슛 감각을 갖춘 김선형이 5개, 안영준이 4개를 던졌지만 모두 실패했다. 문경은 감독도 속이 탈 수밖에 없었지만, 2점슛(46점-24점)과 자유투 성공률(87%-50%)에서 앞서면서 에스케이가 승리했다.(59-57)
3점슛은 상대 지역수비를 깨고,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유용한 수단이다. 하지만 요즘 프로농구엔 과거 이충희나 김현준 문경은 조성원 같은 확실한 슈터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케이씨씨의 이정현 정도가 눈에 띄지만 슛에만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역할이 많다. 이런 까닭에 외국인 단신 선수들인 마커스 포스터(DB·경기당 3.3개) 기디 팟츠(전자랜드·경기당 2.4개)가 3점슛 부문 선두에 있다.
정태균 해설위원은 “농구는 내외곽이 골고루 득점할 때 승리할 수 있다. 외곽슛이 사멸하면 그날은 경기에 지는 것과 다름없다. 선수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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