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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검도의 ‘기세왕’ 조진용 “즐기면서 한다”

등록 2019-02-14 08:27수정 2019-02-14 19:40

[가즈아! 2019]
2018 세계검도대회 단체·개인 준우승 아쉬워!
마지막 안도와 대결 “진이 다 빠질 정도였다”
새해엔 “부상 없이 용인시청 단체전 우승 꿈”
한국 검도대표팀의 주장 조진용(왼쪽)이 지난해 9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17회 세계검도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의 주장 안도 쇼와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한검도회 제공
한국 검도대표팀의 주장 조진용(왼쪽)이 지난해 9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17회 세계검도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의 주장 안도 쇼와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한검도회 제공
“‘세메’가 다르죠. 우리말로 기세라고 할까요.”

찰나에 이뤄지는 검과 검의 교차. 재질만 대나무였지 일대일 당사자는 목숨을 건 듯한 긴장감을 느낀다. 한순간 두려움에 빠지거나 의심하면 무너진다. 검이 들어가기 전에 제압하는 무형의 싸움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세계검도대회 개인·단체전 준우승자 조진용(29·용인시청)은 일본 검도 용어인 ‘세메’의 세계적 강자다. 지난 11일 용인대 검도장에서 조진용의 훈련을 지도한 이인희 용인시청 감독은 “심리나 자세 측면에서 상대를 무너뜨리는 기세가 남다르다. 조진용과 대결하는 선수들은 상당한 위압감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이날 검도장에서는 용인대와 조진용의 모교인 성균관대 선수들도 합동훈련을 했다. 조진용은 이들과의 연습대결에서 차원이 다른 머리치기와 허리치기를 선보였다.

1m80, 96㎏의 당당한 체구의 조진용은 고교 3학년 때 대표팀에 발탁된 천재형 선수다. 그때부터 3년 간격을 두고 열리는 세계검도대회에 한국 대표로 4회 연속 출전했다는 것은 한눈팔지 않는 그의 성실성을 대변한다. 검도 역시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하루만 쉬어도 감각이 떨어진다.

한국 검도 국가대표인 조진용이 11일 경기도 용인대학교 검도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용인/김창금 기자
한국 검도 국가대표인 조진용이 11일 경기도 용인대학교 검도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용인/김창금 기자
한길만 파는 우직한 그의 성격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화에서도 느껴진다. “1년 내내 검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발 옮기는 훈련만 했다. 지겨웠지만 시키는 대로 했다. 2학년 때부터 검을 잡았는데 남들을 추월할 수 있었다.” 기본기에 대한 신념은 체력과 스트레칭까지 이어진다. 레슬러처럼 비대하게 발달한 팔뚝과 하체 근육은 주 3~4회 반복하는 웨이트 훈련의 결과다. 그는 “의무감이 아니라 즐기는 마음으로 한다”고 말했다.

절주금연으로 몸을 다듬는 집념은 승부욕에서 나온다. 그는 “큰 목표를 두기보다는 눈앞에 다가온 대회 우승을 생각하면서 훈련한다”고 했다. 검도는 상무팀도 없어 사병으로 입대한 그는 2017년 특전부대 훈련 중 어깨가 빠져 1년 가까이 재활했는데, 고통을 뚫고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것은 초인적인 의지를 보여준다. 기·검·체의 동작을 조금만 반복해도 머리에 두르는 수건엔 땀이 흥건할 정도로 집중도가 뛰어나다.

한국 검도 대표팀의 주장 조진용(왼쪽)이 지난해 9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17회 세계검도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의 주장 안도 쇼와 대결하고 있다. 대한검도회 제공
한국 검도 대표팀의 주장 조진용(왼쪽)이 지난해 9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17회 세계검도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의 주장 안도 쇼와 대결하고 있다. 대한검도회 제공
검도는 힘과 스피드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호흡을 빼앗아야 한다. 조진용 역시 “상대의 눈을 보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세에 눌리면 허점이 보이고, 구석에 몰리면 쓸데없는 동작이 나온다. 들어가기 전에 우위를 잡아야 한다.

지난해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17회 세계검도대회 단체전 결승전 5장 주장전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긴다. 당시 조진용은 일본의 안도 쇼와 1-1로 비겼다. 종합 성적 1승2무2패로 준우승. 조진용은 “예선부터 여러번 출전해 힘이 소진된 것 같았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주장의 책임감에 그는 온몸의 힘을 다 짜냈다.

국내 검도계 정점의 반열에 오른 조진용은 앞으로 박병훈(34·용인시청), 장만억(30·구미시청)과 함께 한국 검도대표팀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202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18회 세계검도대회에서도 숙적 일본과 쟁패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검도 대표팀의 주장 조진용(오른쪽)이 지난해 9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17회 세계검도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의 주장 안도 쇼의 머리를 내리치고 있다. 대한검도회 제공
한국 검도 대표팀의 주장 조진용(오른쪽)이 지난해 9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17회 세계검도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의 주장 안도 쇼의 머리를 내리치고 있다. 대한검도회 제공
하지만 조진용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는 “부상 없이 올 한해 각종 대회에서 용인시청이 단체전 우승을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세계검도대회 준비는 그 다음의 일”이라고 했다.

용인/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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