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팬들이 응원 구단을 바꾸는 이유는 성적보다는 거주지 변경과 선수의 이적·은퇴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2018년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 종목 팬 3만2171명(14살 이상)을 대상으로 대면 면접조사한 결과, 과거 응원 구단을 바꾼 적이 있다는 응답은 6616명(20.6%)이었다. 바꾼 이유로는 거주지 변경이 25.0%로 가장 많았고, 선수의 이적·은퇴가 계기가 된 건 21.3%였다. 성적 때문에 구단을 바꾼 사례는 10.2%에 그쳤고, 이유 없음이 23.5%였다.
선수를 이유로 응원 구단을 바꾼 경우는 여자배구가 41.6%, 남자배구가 34.7%에 달했고, 축구 18.3%, 야구 16.2%였다. 경기장을 방문하게 된 동기 역시 ‘좋아하는 선수를 보기 위해서’가 가장 컸고, ‘응원이 재미있어서’와 ‘지역을 대표하는 팀이어서’가 뒤를 이었다. 성적 못지않게 유망 선수의 발굴과 육성, 프랜차이즈 스타의 명예로운 은퇴 등 선수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현재 구단을 응원하기 시작한 시기는 배구가 가장 짧았다. 남자배구 팬은 62.5%가 1~2년 새(2017~2018년) 시작했고, 여자배구 61.9%, 여자농구의 56.9% 순이었다. 야구는 1~2년 된 팬이 30.6%인 반면, 10년 이상 된 팬도 28.6%에 달해 충성도가 가장 높았다. 축구 팬은 1~2년이 46.1%, 10년 이상이 14.1%였다.
해외리그 시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축구리그가 44.3%(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고, 야구리그(25.8%), 농구리그(13.4%) 순이었다. 축구팬은 축구리그 63.3%, 야구리그 15.7% 등으로 종목 충성도가 높았지만, 야구팬은 야구리그 36.4%, 축구리그 33.4%로 비슷했다. 농구와 배구 팬은 해외 축구리그를 가장 많이 시청하고 있었다.
관람 시 1인당 예상 지출 비용은 경기시간이 가장 긴 프로야구가 가장 많았다. 야구장 내부 식음료 1만6000원, 외부 식음료 1만2300원, 입장권 1만6500원 등 1인당 평균 4만4800원을 지출했다. 프로축구는 2만8000원, 남자농구 2만4000원, 여자농구 1만6900원, 남자배구 2만2100원, 여자배구 2만700원 등이었다.
종목별 관람층은 대부분 20~30대 남성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남자배구는 유일하게 20대 여성 관람객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회관계망(SNS)과 온라인으로 종목별 키워드를 분석해보니, 축구는 아시안게임과 월드컵 등 국가대표팀 키워드가 주로 발생했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8 러시아월드컵이 있었다.
야구는 치어리더·육성응원 등 응원 관련 키워드가 많았고, 우천·미세먼지 등 날씨도 언급됐다. 농구·배구는 상위권 구단과 선수가 주로 등장한 가운데 여자배구는 터키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관람객의 53.3%가 경기장에서도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었다. 비디오판독 상황 40.7%, 득·실점 상황 33.6%, 다른 팀 경기소식 25.7% 순이었지만 경기 내내 시청하는 경우도 14.5%에 달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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