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픈워터 대표팀의 정하은(왼쪽)이 18일 전남 여수시 엑스포해양공원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팀 계주 5㎞ 경기를 마친 뒤 박재훈을 격려하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0.1초 차이. 아무리 길어도 순위는 찰나에 결정된다.
18일 전남 여수엑스포해양공원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오픈워터 팀 계주 5㎞ 경기에서 이탈리아팀이 미국팀을 0.1초 차이로 제치고 은메달을 땄다. 선두 독일(53분58초70)에 이어 이탈리아(53분58초90)와 미국(53분59초00)은 동시에 결승선에 설치된 계측판에 손을 댔다. 하지만 정밀 비디오 판독결과 이탈리아가 0.1초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장거리 선수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는 이날 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와 큰 힘을 보탰다. 그는 “풀장에서의 수영과 오픈워터는 큰 차이가 있다. 파도가 세 약간 힘들었지만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이런 환경에서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워터는 대자연에서 이뤄지는 ‘수영 마라톤’으로 수영을 진정 좋아하는 사람만이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18일 전남 여수시 엑스포해양공원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오프워터 팀 릴레이 5㎞ 결승전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정하은(왼쪽부터) 반선재 박석현 박재훈 선수. 여수/연합뉴스
한국은 이날 여자부의 반선재(광주시체육회)와 정하은(안양시청), 남자부의 박석현(국군체육부대)과 박재훈(서귀포시청)이 출전해 전체 21개 팀 가운데 18위(58분59초00)를 차지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쉬움에 눈물짓다가 활짝 웃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주자인 박재훈은 언론 인터뷰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단체전도 뛰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힘을 냈다”며 웃었다. 박재훈은 애초 팀 계주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13일 남자 5km에서 백승호(오산시청)가 코를 다치는 바람에, 박재훈이 대타로 긴급 투입됐다. 16일 10km에 출전한 뒤 이틀 만에 투입돼 피로가 누적됐다.
첫 번째로 주자로 나섰던 반선재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다. 정하은은 함께 눈물을 흘리다가 “네가 있어서 우리가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따뜻하게 반선재를 안아줬다. 박석현도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로 한국 최초의 오픈워터 대표팀은 모든 일정을 마쳤다. 19일에 열리는 오픈워터 마지막 경기, 남녀 25㎞ 경기는 출전하지 않는다.
광주/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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