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티스틱 수영대표팀의 요시다 미호 감독(오른쪽)과 김효미 코치.
“선수들이 너무 잘했어요. 행복해요.”
18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 프리 콤비네이션 경기에서 한국팀이 결선에 진출하자 가장 기뻐한 이는 요시다 미호 감독이다. 요시다 감독은 “우리가 진출할 줄 알았어요. 선수들이 대단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은 15개 팀 가운데 11위(77.7점)로 본선 12개 팀에 들었다. 세계대회에서 한국이 결선에 오른 것은 2009년 솔로 자유 종목의 박현선 이후 10년 만이다. 90점대를 훌쩍 넘은 러시아(96.5점)와 중국(96점), 우크라이나(94.3점), 일본(93점)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요시다 감독은 대한체육회가 광주세계수영대회를 앞두고 선진기술을 전파할 외국인 지도자로 영입됐다. 2년여간 한국팀을 맡으며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고,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듀엣팀을 이끌었다. 그는 “선수들도 새롭게 바뀌었고, 모든 게 제로 베이스였다. 오랫동안 팀을 유지했던 다른 나라와는 출발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한국 아티스틱 대표팀 선수들이 18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프리 콤비네이션 예선에서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일본 국가대표 출신인 요시다 감독은 특히 기술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가 영어로 가르치면 중간에서 한국 국가대표 출신의 김효미 코치가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이뤄졌다. 요시다 감독은 “김효미 코치가 많이 도와줬다.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10명의 출전 선수들도 요시다 감독에 대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준희(성남 동광고)는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준다. 2년 이상 배우면서 많이 친숙해졌다”고 말했다.
한국 아티스틱 수영 대표팀 선수들이 18일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프리 콤비네이션 예선에서 열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한국은 한때 아시아권에서 아티스틱 잠재력이 있는 나라로 통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오랜 기간 쇠퇴기를 겪었다. 국내에는 실업팀 하나 없고, 전국체전 종목에 팀 경기도 없다. 대개 음악과 율동을 좋아하면서 아티스틱을 시작한 선수들은 진로가 불투명하다. 하지만 올해 프리 콤비네이션 종목 국제대회에서 입상했고, 안방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본선에 오르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요시다 감독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많은 분이 찾아와서 응원해 주는 게 큰 힘이다. 결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결선은 20일 오후 7시 열린다.
광주/글·사진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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