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정통센터가 ‘대세’ 올루미데 오예데지, 리 벤슨, 나이젤 딕슨
골밑싸움 압도 팀성적 ‘쏠쏠’
모비스·KTF는 시즌중 교체도
프로농구에서 정통센터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들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26일 현재,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절반이 넘는 6개 팀이 키가 크고 몸싸움이 강한 정통센터 스타일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팀 가운데 벤자민 핸드로그텐의 울산 모비스, 자밀 왓킨스의 원주 동부, 올루미데 오예데지의 서울 삼성이 나란히 1·2·3위를 달리고 있다.
또 인천 전자랜드의 리 벤슨과 부산 케이티에프(KTF)의 나이젤 딕슨도 팀은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빼어난 개인기량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개인성적에서도 벤슨이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튄공잡기에서는 벤슨, 오예데지, 딕슨, 왓킨스가 1~4위를 휩쓸고 있다.
정통센터가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보증수표’처럼 자리잡자, 모비스와 케이티에프는 시즌 중 외국인 선수를 정통센터로 교체했다. 대구 오리온스도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지난달 미국에서 정통센터를 물색하기도 했다. 실제로 케이티에프는 4승8패를 기록하던 지난달 22일 딕스를 영입한 뒤 7승5패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모비스도 핸드로그텐이 가세한 뒤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외국인 선수들은 ‘탱크형’과 ‘개인기형’이 인기를 끌었다. 조니 맥도웰(당시 대전 현대)과 아트머스 맥클래리(당시 수원 삼성)로 대표되는 탱크형은 탄탄한 체구에 저돌적인 돌파력으로 골밑을 휘저었다. 맥도웰은 외국인 선수로는 가장 긴 7시즌 동안 뛰며 3차례나 최우수 외국인선수상을 받았고, 맥클래리도 2000~2001 시즌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개인기형은 마르커스 힉스(당시 대구 동양)와 찰스 민렌드(전주 케이씨씨)가 대표적이다. 힉스는 2001~2002 시즌 대구 동양(현 대구 오리온스)을 우승으로 끌어올렸고, 민렌드도 2003~2004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과거 ‘탱크형’과 ‘개인기형’이 인기를 끈 이유는, 이들이 정통센터보다 몸값이 싼데다가 내·외곽을 모두 책임져 줄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제는 스카우트비가 높아졌고, 삼성이나 동부처럼 높이를 갖춘 팀을 넘어서기 위해선 정통센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해 정통센터 영입 붐이 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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