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한체육회 제27차 이사회가 열리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대한체육회 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가 발표한 구조 개편 권고안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진천/연합뉴스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위원장 문경란)의 권고안과 별도로 자체 쇄신안을 내놨다.
대한체육회는 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김승호 사무총장과 신치용 선수촌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시스템과 관련해 7가지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 혁신안에 따르면, 인권과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천명하고 징계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교육청·대한장애인체육회 등 관련 기관과 징계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수요자 중심 생활스포츠로 전환하기 위해 대한체육회 중심에서 시·도, 시·군·구체육회 등 지역중심으로 운영방식을 바꾸기로 했으며, 체육인의 체계적인 교육을 위한 ‘체육인 교육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에는 국가대표 훈련시스템을 개편해 연중 상시 합숙훈련을 단기합숙 또는 비합숙 훈련등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일선 지도자들과 협의가 필요하지만 비효율적인 훈련량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자회사를 설립해 체육단체 재정 자립도를 향상시키고, 회원 단체에 책임과 권한을 대폭 이양해 자율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스포츠혁신위와 이견을 보였던 전국소년체육대회에 대해서는 유·청소년 전문스포츠대회 형태로 개편해 학교별이 아닌 연령별로 구분하고, 스포츠클럽 등의 개인과 팀까지 참가를 허용하겠다고 수용했다. 다만 스포츠혁신위원회가 학생선수들의 인권과 학습권을 강조한 반면, 체육회는 일반학생들의 체육교육 강화를 위해 지도자 확충 등에 방점을 뒀다. 김승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혁신위의 안과 체육회의 안 등을 참고해 최고의 안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체육회는 그러나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조직 분리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체육회는 “역대 통합과 분리를 반복해온데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조직 통합을 이룬 지 겨우 3년 만에 또다시 조직을 분리하겠다는 것은 체육 살리기로 보이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체육회 노동조합도 이날 ‘체육의 정치 이용 중단을 요구’하며 “기구 개편 등 대규모 변화 과정에서는 조직 정비에 치중하고 기관간 이익다툼 등이 발생해, 정작 치밀하게 챙기고, 고치고, 바로잡아야 할 체육계 (성)폭력과 부조리 해결 같은 중요한 일이 후순위로 밀리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진천/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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