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3.5초 전 3점 라인 바깥에서 동부 손규완이 슛을 던졌다. 순간 전자랜드 박규현이 손규완을 향해 날아들었다. 손규완의 손을 떠난 공은 정확히 골 그물을 갈랐고 동시에 박규현에게 파울이 선언됐다. 82-82 동점. 그리고 추가 자유투.
손규완은 코트 바닥에 쓰러져 허연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이어 결승골이 된 추가 자유투마저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원주 동부가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5~2006 케이씨씨(KCC) 프로농구 경기에서 경기 종료 3.5초를 남기고 터진 손규완의 역전 ‘4점슛’으로 인천 전자랜드를 83-82로 꺾고 2위를 지켰다.
‘꼴찌’ 전자랜드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전자랜드는 73-71로 앞선 종료 4분여 전 ‘악재’를 만났다. 수비 도중 튄공을 잡으려던 앨버트 화이트가 동료 리 벤슨의 팔꿈치에 오른쪽 눈밑을 맞고 피를 흘리며 코트에 쓰러진 것. 앨버트가 2분 가량 치료를 받는 동안 동부는 5점을 보태 76-74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석명준 박규현의 연속 3점슛과 화이트의 중거리슛으로 82-79로 다시 앞서나갔다. 패색이 짙던 동부는 23.3초를 남기고 잡은 마지막 공격 기회를 손규완의 극적인 ‘4점슛’으로 살렸다. 전자랜드는 종료 직전 리 벤슨의 슛이 림을 외면했고, 심판이 상대의 파울까지 선언하지 않아 땅을 쳤다.
울산 경기에서는 역대 프로농구 두팀 최소득점(110점)을 합작하는 졸전 끝에 울산 모비스가 창원 엘지를 60-50으로 눌렀다. 이전까지 두팀 합산 최속득점은 두차례 나온 119점. 또 엘지는 역대 한 팀 최소 득점의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엘지에 막혀 전구단 상대 승리를 미뤘던 모비스는 1·2차전 패배를 깨끗이 설욕하며 시즌 3번째 전구단 상대 승리 팀이 됐다.
엘지는 경기 시작 6분이 지나서야 첫 득점을 올리고 3점슛 14개를 던져 2개만 성공시키는 극심한 슛 난조와 20개의 실책을 저질러 경기를 그르쳤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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