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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빛난 왕언니 유럽서 러브콜 받았네

등록 2006-01-03 18:56수정 2006-01-04 00:30

[만나봅시다] 최고대우로 덴마크행 핸드볼 허영숙
여자핸드볼 스타 허영숙(31) 부부를 만난 것은 3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어느 한의원에서다. 덴마크 출국 이틀을 앞두고 집을 ‘정리’하는 중이어서 ‘가정방문’은 아쉽게 무산됐다. 그는 최근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다친 왼쪽 발목에 침을 맞기 위해 한의원을 찾았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조금 아프네요. 완전히 치료한 뒤 경기에 나서려구요.”

허영숙은 한국 여자핸드볼 사상 최고대우를 받고 덴마크 케아이에프(KIF) 콜링팀에서 2년6개월간 뛰게 됐다. 유럽무대 진출은 홍정호 김정미 오영란 이상은에 이어 여자선수로선 5번째. 올림픽을 두차례나 제패한 나라의 최고 골잡이지만 세금을 떼면 연봉 1억원에도 못 미친다.

세계선수권 부상선수 대신 출전

혀영숙은
혀영숙은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핸드볼 큰잔치 사상 최초로 700골(707골)을 돌파한 허영숙은 지난해말 러시아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유럽 에이전트들의 눈에 띄었다. 부산시설관리공단 플레잉코치였던 그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세대교체를 단행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가 홍정호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신 출전했다가 ‘행운’을 잡았다. “외국에 나가려고 혼자 운동하고 있었는데, 대표팀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혼자 운동하기도 뭐해 잘됐다고 생각했는데 골도 많이 넣고 행운까지 찾아왔죠.”

허영숙은 한국에 있던 남편 박병준(31)씨에게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했다. 박씨의 기분은 어땠을까? “외국에 대회 나갈 때마다 곧바로 소식을 전하던 아내가 2~3일이나 연락이 없어 궁금했어요. 그리고 며칠 후 덴마크 진출이 확정됐다는 연락이 왔죠. 솔직히 아내의 해외진출 숙원이 풀려 시원했지만 막상 한국을 떠난다니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남편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내가 ‘불’이라면 남편은 ‘물’같은 사람입니다. 내 스트레스를 모두 받아주는 고마운 사람이죠.” 이들의 전자우편 아이디(ID)는 둘의 성을 딴 ‘parkhuh’와 ‘huhpark’이다. 아이디에서부터 알콩달콩 키워가는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의 만남은 핸드볼 경기장에서 싹텄다. 박씨는 우연히 핸드볼 경기장을 찾았다가 대학후배이자 아내의 고교친구인 한명희씨의 소개로 아내를 만났다. 박씨는 울산, 허영숙은 전북 정읍이 고향으로 영·호남 커플인 이들은 2000년 10월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둘은 합숙훈련과 태릉선수촌 입촌 등으로 함께 한 시간은 겨우 1년도 안된다. 아직 아이도 없다. 박씨는 “그래서 언제나 신혼같다”며 활짝 웃는다.

열성팬 남편 “아내소원 이뤄 기뻐”

육상선수 출신인 박씨는 한국체대와 상무, 실업팀 울산시청을 거쳤다. 은퇴 뒤에는 기간제 체육교사로 재직하다가 최근까지 헬스클럽 트레이너로 일했다. 박씨는 아내를 만난 뒤 열성적인 핸드볼 팬이 됐다. ‘핸드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인터넷 카페 모임에서 ‘영숙신랑’이라는 아이디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아내를 ‘외조’하며 스포츠 관련 일을 찾아볼 계획이다.

허영숙이 뛰게 될 콜링팀은 1부 리그 12개 팀 중 7위를 달리고 있다. 15일부터 경기에 나서게 될 그는 “오직 열심히 뛰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을 두달 앞둔 2008년 8월까지 덴마크에서 뛰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라에 봉사할 기회를 맞는다. “베이징올림픽 때 대표팀에 불러만 준다면, 그리고 내 몸이 괜찮다면 마땅히 뛰겠어요.”

성남/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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