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의 김민정(왼쪽)이 6일(현지시각)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예선 스페인전에서 분투하고 있다. 베오그라드/AFP 연합뉴스
“오늘은 몸풀기 동작이었다고 봐야겠다. 우리 목표는 (스페인을 꺾는 것이 아니라) 도쿄다.”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이문규 감독이 6일(현지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B조 스페인과의 1차전 대패( 46-83) 뒤 선수들의 마음을 추슬렀다. 애초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코로나바이러스 재난으로 유럽으로 개최지가 옮겨지면서 원거리 이동과 시차 등의 부담을 안게 됐다. 또 스페인이 강팀이어서 리그 운영 전략상 모든 힘을 쏟아붓기도 힘들었다.
이문규 감독은 경기 뒤 국내 취재진 인터뷰에서 “1쿼터까지는 대등하게 갔는데 선수들이 스페인이 강팀이라는 생각과 다치면 안 된다는 걱정이 앞서면서 몸이 많이 위축된 것 같다. 많이 진 점이 감독으로서 부끄럽지만 오늘은 그것까지도 오케이”라며 스페인전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베오그라드 최종예선에는 한국(세계 19위)과 스페인(3위), 중국(8위), 영국(18위) 등 4개 나라가 풀리그를 벌여 상위 3개국이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3위만 하면 되기 때문에 스페인과 1차전에는 한국이 전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이문규 감독은 이날 외국 기자로부터 “영국, 중국전에 초점을 맞추느라 오늘 전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감독은 “어쨌든 남은 경기에서는 조직적인 농구를 보여야 하고, 상대의 활발한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수비가 살아나야 한다”고 답변했다.
앞서 열린 중국과 영국의 경기에서는 중국이 86-76으로 이겼다. 이 경기를 지켜본 이문규 감독은 “영국이 허슬플레이도 많이 하고, 예상보다 더 강팀이다. 일단 영국을 이겨서 끝내야 하는 상황인 만큼 8일 경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17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박혜진(우리은행)은 “다음 상대인 영국은 영상을 통해 분석한 결과 터프한 농구를 하는 팀이다. 높이가 우리보다 좋기 때문에 리바운드에 더 신경 쓰고 빠른 농구로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2차 영국전은 8일 밤 열린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B조 전적
한국(1패) 46(16-19 9-24 7-20 14-20)83 스페인(1승)
중국(1승) 86(21-26 22-20 22-13 21-17)76 영국(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