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 대표팀의 눈물… 코로나 여파로 올림픽 도전 좌절

”3개월 동안 피나는 노력… 실력 발휘 못 해 아쉬워”
국제 대회 경험 부족한 수구 대표팀, 더 큰 아쉬움

남자 수구 국가대표팀. 대한수영연맹

“3개월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는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다니….”

이승재 수구 국가대표팀 코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 아시아수구선수권대회 개최가 취소되면서 올림픽에 도전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시아수영연맹은 대한수영연맹에 “올해 아시아수구선수권대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취소됐으며 국제수영연맹(FINA)의 승인을 받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순위로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대체하기로 했다”고 12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에서 5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공 한번 던져보지 못하고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국인 카자흐스탄과 개최국 일본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고, 3월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는 3위 이란과 4위 중국이 출전한다.

아쉬움은 올림픽 불발에 그치지 않는다. 수구는 단체 경기이기 때문에 국제 대회 참가 비용이 많이 들어 대회 출전 기회가 적다. 그래서 선수들에겐 대회 경험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이 코치는 “사실 네덜란드에 가더라도 올림픽 진출이 쉽진 않다. 그렇지만 네덜란드에 가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었다”고 했다.

애초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는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해 이달 12~16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카자흐스탄 정부가 지난달 중국과 연결된 모든 이동로를 폐쇄했고, 중국인 입국도 금지했다. 대회가 2월26일로 연기됐으나,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자 아시아수영연맹이 결국 대회를 취소했다.

만약 이란이나 중국이 코로나19 때문에 올림픽 최종예선 참가를 포기하면 한국이 대신 출전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준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