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23살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소식에 국가대표 팀 지도자와 선수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남자축구 올림픽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은 25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도쿄올림픽이 연기돼 아쉽지만, 건강이 더 중요한 만큼 대회 연기는 바른 판단이다”라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23살 이하(U-23)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23명 중 11명이 97년생으로 내년에는 24살이 돼 올림픽 본선에 나서지 못할 처지가 됐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참가 연령 등 대회 연기에 따른 규정이 정리되기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복근 부상까지 견디며 여자배구 대표팀을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에 올린 김연경은 소속사를 통해 “예상했지만 실제로 연기 소식을 들으니 당혹스럽다. 우리 선수들도 다시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잘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자골프의 간판 임성재(22)와 여자골프의 올림픽 2연패를 꿈꿨던 박인비(32)는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 내년 도쿄올림을 위해 더 잘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된 훈련의 상징인 체조나 근대5종 선수들이 느끼는 고통은 크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도마 우승자인 양학선(28)은 “마음 편하게 올림픽에 나가고 싶었는데, 또 어떻게 1년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도 든다”며 “큰 대회를 준비했다가 한 번 축 처지면 컨디션을 회복하기 어려운 나이에 이른 만큼 몸을 잘 유지해 내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근대5종 한국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1순위로 꼽히는 전웅태(25) 역시 “개인적으로는 올림픽이 취소만 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1년이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된 만큼 다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2016 리우올림픽 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인 박상영(25)은 “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고 준비할 시간을 더 확보했다는 생각과 함께 내년까지 이 긴장감을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복합적인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격투기 종목도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박치호 레슬링 대표팀 총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허탈해한다. 김현우, 류한수 등이 32세로 나이가 적지 않아 올림픽 1년 연기는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아쉬워했다. 박 총감독은 “선수들이 체중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대표 선발전을 다시 치른다면 현 국가대표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타격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택수 탁구 남자 대표팀 감독은 “주축인 장우진이 첫 올림픽에 기대를 많이 걸었는데 1년이 미뤄져 실망스럽고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또 “현재 남자 올림픽 국가대표 3명(이상수, 정영식, 장우진)의 컨디션이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올림픽 연기가 더 아쉽다”고 입맛을 다셨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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