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분위기가 사뭇 다르네….’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을 눈앞에 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와 상비군 20명이 6일 서울 태릉선수촌 국제빙상장에서 열심히 얼음을 지치고 있었다. 김관규 감독과 이인훈 코치가, 서너명씩 짝을 이뤄 400m 트랙을 도는 선수들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심하게 다그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몸을 녹이며 수다도 떨고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휴식 때라도 편하게 쉬게 해야지.” 김 감독이 선수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그동안 선수들이 수많은 국내외 대회 출전에 지치기도 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날 새벽 국제빙상장 맞은편 쇼트트랙대표팀의 훈련장소인 실내빙상장. 섭씨 영하 11도의 바깥 날씨만큼이나 ‘찬바람’이 일었다. 박세우 감독의 여자팀 선수들은 진지하고 엄숙한 태도로 훈련에 열중했다. 박 감독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빙상장 허공을 가르며 선수들의 귀에 박혔다. 몇몇 선수들은 전력으로 트랙을 몇바퀴 돌고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어 계속된 남자팀도 분위기는 같았다. 한 선수는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으로 시간이 갈수록 긴장감이 더하다”고 결연한 분위기를 전했다.
두 종목의 차이는 마치 프로야구의 ‘관리야구’와 ‘자율야구’같아 보였다. 정답은 없다. 다만, 다음달 이탈리아 토리노겨울올림픽에서 어떤 종목이 국민들의 박수를 더 받을지 궁금해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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