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엘지(LG) 새 사령탑 조성원 감독이 27일 서울 강남구 케이비엘(KBL) 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엘지(LG)의 화끈한 공격 농구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농구 도시 창원이 ‘레전드’의 귀환으로 후끈 달아 올랐다. 경기 날이면 시내 전체가 들썩였던 시절 흥행을 주도하던 조성원. 그가 엘지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용광로 농구’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프로농구 창원 엘지 새 사령탑 조성원(49) 감독은 27일 서울 강남구 케이비엘(KBL)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 팀이 100점을 넣으면 우리는 그 이상을 득점해 승리하겠다”라며 공격 농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선수로 뛸 때 본인이 구현했던 엘지의 공격 본능을 감독으로서 되살리겠다는 포부다.
현역 시절 단신 핸디캡을 점프와 반 박자 빠른 ‘격발’로 극복해 ‘캥거루 슈터’로 불렸던 조 감독은 2000∼2001시즌 창원 엘지로 이적해 팀 득점의 선봉에 섰다. 당시 45경기에 모두 출전해 경기당 평균 25.7점을 기록했고, 팀은 45경기 4649득점, 평균 103.3득점으로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조성원은 구단 최초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에 져 준우승에 머문 것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도 엘지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란 숙제를 풀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조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공격 농구를 내세웠다. 팀 색깔과 창원 연고지 팬들을 염두에 둔 것은 물론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빠른 농구로 공격 횟수를 많이 가져가는 농구를 하겠다. 수비 농구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바운드와 속공 때 체력 분배가 중요하다. 속공 때 2명이 가담하고, 나머지 3명은 수비를 맡아 체력을 분배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임 현주엽 감독의 엘지는 리그에서 가장 무딘 팀이었다. 2019∼2020 시즌 평균 72.6득점으로 10개 팀 중 최하위다. 이 팀을 공격적으로 바꾸는 것은 조 감독의 과제다.
조 감독은 새로운 선수 영입보다는 팀을 리빌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선수 보강으로 전력이 상승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최대한 현재 선수들을 가지고 팀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코치진에 대해서는 “구단에 추천한 코치진이 있다. 2∼3일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선수 중에서는 조 감독의 명지대 18년 후배인 포인트 가드 김시래(31)가 핵심이다. 김시래는 178cm로 비교적 단신인 데다 명지대 08학번으로 조 감독(90학번)과 공통점이 있다. 조 감독은 명지대가 배출한 최고의 농구 스타로 꼽히고, 김시래는 명지대 출신으로는 최초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둘의 시너지 효과는 구단에서도 바라는 바다.
창원 엘지(LG) 김시래 선수. 케이비엘(KBL)
1997∼1998시즌 대전 현대에서 데뷔한 조성원 감독은 엘지, 서울 에스케이(SK), 전주 케이씨씨(KCC)를 거친 뒤 2006년 은퇴했다. 이후 케이비(KB) 국민은행 코치, 대표팀 코치 등을 역임했다. 2008년 케이비 국민은행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시즌 중에 사퇴했다. 이후 남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 코치, 수원대 여자농구팀 감독을 맡았고 2018년부터 명지대 남자농구팀을 지휘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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