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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드롱 “K당구 최고…1만~2만번 이상 치면 길이 보인다”

등록 2020-09-17 16:33수정 2020-09-18 02:37

세계적 스타로 한국 PBA 2년째 참가
신기의 3쿠션 국내 남성팬 인기몰이
365일 하루 2시간 연습은 불변의 습관
프레데리크 쿠드롱이 16일 서울 강남구 학동의 벤투스캐롬클럽 앞에서 승리의 브이 표시를 하고 있다.
프레데리크 쿠드롱이 16일 서울 강남구 학동의 벤투스캐롬클럽 앞에서 승리의 브이 표시를 하고 있다.

상상초월.

기발한 ‘길’을 발견하는 그의 창조적 당구에 대한 팬들의 평가다. 공이 놓인 위치가 어려운 게 아니라, ‘역발상’이 어려울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계산’보다는 ‘감각’이고, ‘천재성’보다는 ‘훈련’의 결과였다.

16일 서울 강남구 학동의 벤투스캐롬클럽에서 만난 프레데리크 쿠드롱(52·웰컴저축은행)한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떻게 하면 당구를 잘 칠 수 있는가? “많이 치는 것밖에는 없다.” 너무 평이한 답에, 그럼 일반인 상급자한테 해줄 조언을 물었다. 답은 비슷했다. “당구장에 가서 좀 더 잘 치는 상대와 쳐라.”

사실 “치라”는 것은 그의 생활 습관이고 프로 철학이다. “나는 이 나라 저 나라 많은 곳을 다닌다. 그래도 빼먹을 수 없는 것은 연습이다. 1년 365일 가운데 단 하루도 빠짐없이 2시간씩은 꼭 친다.” 시간의 양보다는 질이 문제다.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은 몸과 머리의 기억이다. 그것은 실전 무대에서 “자동으로” 반복된다.

세계챔피언십에서 12회, 3쿠션 월드컵에서 21회 정상에 올라 ‘외계인’, ‘머신건’ 등의 별칭을 얻은 그는 빨리빨리 치는 스타일이다. 프로경기의 30초 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몸에 익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만번, 2만번 쳤던 패턴 가운데 하나를 가져온다. 계산보다는 기억을 갖고 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그가 신은 아니다. 최근 열린 2020~2021 피비에이 단체전 신한금융투자와 경기에서 그는 일명 ‘삑사리’를 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당구는 아주 민감한 스포츠다. 프로라도 실수를 한다”라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경기 중에는 긴장한다는 뜻이다.

아버지를 따라 7살 때부터 당구를 쳤고, 20살 때부터 전업 선수의 길을 택한 그는 탁구, 테니스, 축구, 농구 등 “공으로 하는 것”은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당구는 천직이었고,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지겹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출범한 피비에이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 주었다. 일찍이 세계캐롬당구연맹(UMB)의 많은 대회를 석권했지만 피비에이가 진짜 프로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지원, 대회 조직, 스폰서 확보, 마케팅, 텔레비전 중계 등에서 UMB와는 차원이 다르다. K팝이 유명하지만, 나는 K당구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 무대에 과감히 도전한 것은 과거 한국 당구 용품사의 후원 인연 때문이다. 그는 “외국의 선수들이 아직 피비에이를 잘 모른다. 그들에게 참가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3쿠션만큼은 한국팬의 열기가 가장 뜨겁기 때문이다. 실제 사진을 찍기 위해 당구장 밖으로 나가자 지나던 50대 후반의 남성들이 그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었다.

코로나19로 한번 들어오면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았다. “대회 때마다 일주일 정도 먼저 들어간다. 그때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배려심도 그의 덕목. 최근 경기도 일산 소노캄호텔에서 열린 2020~2021 피비에이 단체전 1라운드에서 웰컴저축은행은 6개 팀 가운데 공동 1위가 됐다. 팀의 주장인 그는 자기가 더 많이 뛸 수 있지만 “팀이 우선”이라며 골고루 출전시켰다.

20일부터 단체전 2라운드, 이달 말에는 개인전 투어 두 번째 대회가 열린다. 목표를 묻자, 그는 “눈앞의 경기에 충실할 뿐”이라고 답한다. 경쟁 상대를 배려해 시즌 몇 승을 하고 싶다는 말도 사양한다. 겸손함은 외계인 쿠드롱의 진짜 힘인지도 모른다.

글·사진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프레데리크 쿠드롱이 16일 서울 강남구 학동의 벤투스캐롬클럽에서 활짝 웃고 있다.
프레데리크 쿠드롱이 16일 서울 강남구 학동의 벤투스캐롬클럽에서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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