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10개 팀 지도자들이 우승컵에 손을 얹고 있다. 연합뉴스
“다시 희조스.”(문경은 에스케이 감독)
“뺏고 또 뺏고.”(김승기 케이지시 감독)
프로농구가 돌아왔다. 케이비엘 10개 구단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에스케이(SK)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장정에 들어간다. 일단 무관중으로 시작한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감독 간 지략 대결이 특히 기대를 모은다. 코로나19로 팀 핵심 전력인 외국인 선수 합류가 늦어진 데다, 주요 선수 부상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터줏대감들 속에서 새롭게 팀을 맡게 된 신임 감독들의 활약 여부도 관심이다.
문경은 서울 에스케이(SK) 감독이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L 제공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문경은(49) 감독이 이끄는 서울 에스케이다. 이날 10개 구단 감독 중 7명이 에스케이를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지난 시즌 공동 1위를 차지했던 팀 전력에 큰 변화가 없는 데다 9년 차에 접어든 문 감독의 지도력도 무르익었다. 지난달 케이비엘 컵대회에서는 식스맨 최성원, 변기훈 등이 주전급 활약을 펼치며 팀을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지난 시즌 출사표로 ‘희조스’(희생, 조직력, 스피드)를 강조했던 문 감독은 이날 ‘다섯 글자’의 출사표를 요구받자, “다시 희조스”를 내세웠다.
김승기 안양 케이지시(KGC) 감독이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KBL 제공
김승기(48) 감독이 이끄는 안양 케이지시도 빼놓을 수 없다. 김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 아래 팀이 똘똘 뭉쳤다. ‘가로채기 뒤 역습’이라는 속공 전술도 선수들에 잘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시즌 3위에 오르고도, 시즌 조기 종료로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못한 아쉬움이 짙게 남아있다.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강한 상황. 김 감독은 다섯 글자 출사표로 “뺏고 또 뺏고”를 꼽으며 “상대 공과 팬들의 마음, 트로피까지 뺏겠다”고 밝혔다.
“즐겁게 공격”을 내세운 강을준(55) 고양 오리온 신임 감독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힌다. 강 감독은 지난 시즌 리그 꼴찌였던 오리온을 불과 5개월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올려놨다. 작년 부진으로 침울했던 팀 분위기가 강 감독의 유쾌한 리더십 아래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성원(49) 창원 엘지(LG) 신임 감독의 ‘공격 농구’가 엘지를 얼마나 바꿨을지도 관심사다. 조 감독은 “시원한 농구”를 앞세우며 “코로나19로 집에서 시청하는 분들이 저희 농구를 시원시원하고 기분 좋게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