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김나연 김은혜… 팬클럽·인터넷 팬카페까지
여자프로농구에 ‘3김 얼짱슈터’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금호생명 김경희(30·180㎝), 국민은행 김나연(27·177㎝), 우리은행 김은혜(24·182㎝)가 바로 주인공들. 세살씩 터울이 지는 이들은 공교롭게도 팀에서 주전 슈팅가드로 활약중인 3점 슈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프로(실업 포함) 12년차인 김경희는 데뷔시절부터 통쾌한 3점슛과 고전적인 미모가 돋보여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에게 반해 직장을 지방에서 서울로 옮긴 사람도 있을 정도. 지금은 뜸해졌지만 한때 ‘경희사랑’이라는 팬클럽이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1999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중인 그는 국민은행 시절이던 2002년 겨울리그 준우승, 금호생명으로 옮긴 2004년 겨울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는 3점슛 4위(19개)와 3점슛 성공률 5위(0.328)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김나연은 인천 인성여고 시절 고교랭킹 1위로 1998년 실업팀 선경증권에 입단한 9년차 베테랑. 엷은 미소가 매력적인 그 역시 데뷔시절에는 여자선수로는 드물게 인터넷에서 팬카페가 운영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 신한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둥지를 옮긴 뒤 주전자리를 꿰차고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이문규 감독은 “나연이가 온 뒤 볼이 원활하게 돌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한은행 시절 ‘식스맨’으로 뛰면서도 12개의 3점슛으로 이 부문 10위에 올랐다. 특히 10개 던져 4개를 넣을 만큼 성공률은 국내 최고다. 이번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엘레나 비어드(신세계)에 이어 성공률 2위다.
김은혜는 김경희의 서울 숭의여고 6년 후배. 2001년 입단 이후 우리은행을 줄곧 정상권에 올려놓은 신세대 얼짱이다. 현재 회원 2천명이 넘는 팬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경기 때마다 10여명의 열성팬들이 체육관을 찾을 정도. 최근엔 우리은행과 재계약한 기념으로 자신의 경기 모습이 새겨진 탁상시계 100개를 만들어 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김은혜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3점슈터다. 이번 시즌 3점슛 성공 2위(20개) 성공률 7위(0.313)에 올라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팬들이 예쁘게 봐줘서 고맙다”면서도 “외모보다는 실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명호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 사무국장은 “이들 셋을 보면 마치 1970년대말 실력과 미모로 팬들을 사로잡은 정미라 홍혜란 강현숙 ‘3인방’을 보는 듯하다”며 “이런 선수들이 많이 등장해 여자농구의 중흥기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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