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올림픽 알고보면 더 재밌다!
겨울스포츠 종목은 대체로 일반인에게 생소하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토리노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알고보면 재미난 겨울올림픽’을 10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초반엔 달리기, 후반은 스케이팅이 ‘씽~’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자메이카의 신예 스프린터 아사파 파월(24)이다. 그는 지난해 6월15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슈퍼그랑프리 국제육상대회 남자 100m를 9초77에 끊었다. 2년9개월 만에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강자 가토 조지(일본). 그는 지난해 11월19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남자 500m 경기에서 34초30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산술적으로 100m를 6초86에 달린 셈이다. 서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파월의 기록보다 무려 3초 가까이 빠르다.
파월과 가토가 만약 70m 경주를 한다면 누가 이길까? 물론 파월은 트랙에서, 가토는 빙판에서 달리는 것이다. 스케이팅은 출발선에서 20~30m를 스케이트를 신은 채 달려 나가야 하기 때문에 출발이 늦다. 지면과 마찰력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달리기는 초반에는 스케이팅보다 빠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도가 스케이팅에 견줘 훨씬 느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출발지점에서 50~60m까지는 분명 달리기가 빠르지만, 90m께를 넘어서면 스케이팅이 앞선다. 국내 스케이팅 선수들도 100m까지는 파월보다 빠른 9초대 초반에 질주한다. 달리기와 스케이팅이 엇비슷한 기록을 보이는 지점은 대략 70m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평론가 기영노씨는 “선수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결과는 알 수 없다”며 “가토의 가속도가 늦게 붙으면 파월이 이길 것이고, 파월의 스타트가 더디면 가토가 이기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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