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포워드 문성곤. KBL 제공
문성곤(28·인삼공사)을 어찌할까?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패배한 전창진 케이씨씨(KCC) 감독의 고민이 늘었다. 상대의 찰거머리 수비수 문성곤 때문이다.
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문성곤은 3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상대의 주포 이정현을 2점으로 꽁꽁묶는 투혼의 수비로 팀 대승(98-79)의 밑돌을 놓았다.
수비만이 아니다. 공격에서도 9득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특히 3쿼터에 3점슛 3방으로 승패를 가르는 기폭제 구실을 했다.
애초 전창진 케이씨씨 감독은 1차전 전술에서 상대 문성곤을 중시하지 않았다. 3점포 성공률(23%)이 떨어지는 문성곤을 놔두는 대신, 전성현과 설린저 등 인삼공사의 고감도 슈터 등을 집중해 막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드래프트 1순위로 슛 능력이 좋은 문성곤은 헐거운 케이씨씨 수비를 앞에 두고 외곽 화력을 뿜어냈다. 문성곤은 경기 뒤 3점포 성공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고 말해 독기를 품은 집중력으로 상처 난 자존심을 달랬다는 것을 알렸다.
케이씨씨는 정규 1위를 차지했지만, 특급 외국인 선수 제러드 설린저가 버티고 있는 정규 3위 인삼공사가 버겁다. 가뜩이나 인삼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 4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챔피언전까지 7연승을 달리고 있다. 팀이 어려울 때면 나타나 해결해 주는 설린저가 있기에 프로 최강의 슈터 전성현이나 변준형, 양희종이 자신감 넘치게 던지고 있다. 이른바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설린저 효과’다.
설린저는 1차전에서도 맞상대인 라건아를 밖으로 유인해 오세근이 골밑을 휘젓고 다니도록 도왔고, 리바운드 다툼을 할 때면 자리를 잡고 라건아를 방해한 뒤 힘들이지 않고 공을 잡아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풀타임 출전 욕심을 내던 그는 7차전으로 구성된 챔피언전에서는 체력까지 안배하는 등 ‘설 교수’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이 “대박”이라고 말한 이유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케이씨씨가 1~2차전 홈 경기에서 지면 힘들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반격이 예상된다. 조직적인 수비력이 살아나야 하고 공격에서는 가드들이 영리하게 운영하면서 실책을 줄여야 한다. 문성곤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한테 득점을 허용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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