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가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키움 히어로즈와 평가전에서 8회초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온두라스에 6-0 대승을 거둔 날(28일). 이강인(20·발렌시아)은 골을 넣은 뒤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유가 있었다. 이강인은 경기 뒤 현지 취재진에 “어떻게 하다가 야구 선수 강백호(22· KT 위즈)를 알게 됐다. 연락하면서 골을 넣거나 홈런을 치면 세리머니를 하기로 서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강인이 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온두라스와 경기에서 후반전 여섯 번째 골을 넣고 야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야구 대표팀은 29일 저녁 이스라엘과 B조 1차전을 치른다. 이스라엘은 자국 내 프로리그는 없지만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다. 이언 킨슬러(39) 등 전직 메이저리거가 8명 포함돼 있다.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때 한국은 이스라엘에 져서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스라엘전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1차전 첫 단추를 잘 끼워야만 2차전 미국전(31일)도 수월할 수 있다.
타선의 중심은 역시 강백호다. 강백호는 국내에서 열린 3차례 평가전에서 결승 홈런 등을 터뜨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강백호는 일본 출국 전 “나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자란 ‘베이징 키즈'”라면서 “한국은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이다. 당시 선배들처럼 나도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도쿄 키즈’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이스라엘전에 전반기 10승(4패)을 거둔 원태인(21)을 선발로 예고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우완 존 모스콧(30)을 선발로 내세웠다. 시속 140㎞ 중반대 패스트볼과 변화구 제구력이 돋보이는 투수인데, KBO리그 타율 1위(0.395) 강백호가 공략하기 어렵지 않은 선수일 듯하다. 이강인의 야구 세리머니에 강백호가 축구 세리머니로 화답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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