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삿포로에서 펼쳐진 경보 남자 20㎞ 경기 모습. 삿포로/AP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할 마라톤이 오는 7일(여성)과 8일(남성) 열린다. 애초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무더위를 피해 일본의 북단 삿포로 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삿포로 역시 21년 만의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서 올림픽 마라톤이 비상이다. 코로나19로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할 마라톤에서 누가 메달을 목에 걸지 관심이 쏠린다.
5일 도쿄올림픽 위원회 누리집을 보면, 남자 마라톤에서는 엘리우드 킵초게(37·케냐)가 출전자 가운데 가장 빠른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금메달을 따면,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역사상 세번째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앞서 ‘맨발의 전설’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1960·1964년)와 동독의 발데마어 치르핀스키(1976·1980년)가 두차례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그는 세계 기록(2시간1분39초) 보유자이자, 2년 전 오스트리아에서 페이스메이커들의 도움을 받아 1시간59분40초 기록으로 사상 처음 2시간의 장벽을 허물었다.
킵초게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선수들은 에티오피아 대표팀이다. 렐리사 데시사는 2018년 이후 2시간2분6초 아래로 기록을 내지 못했지만,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시간10분40초로 우승하면서 무더위에 강한 실력을 증명한 바 있다. 슈라 키타타는 2020 런던 마라톤에서 킵초게를 꺾고 우승한 바 있으며, 시세이 렘마는 2019년 베를린마라톤(2시간03분36초)에서 3위를 하는 등 대도시 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한국은 2018년 케냐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마라토너 오주한(33)과 심종섭(30)이 나선다. 오주한의 원래 이름은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로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의미로 ‘오주한’으로 개명했다.
남자 마라톤보다 하루 앞서 열리는 여자 마라톤에서도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케냐의 브리지드 코스게이는 2019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14분4초로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메리 케이타니는 2017년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17분1초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여기에 에티오피아 비르하네 디바바와 로자 데레제, 자이네바 이메르 등도 2시간20분 아래로 뛰어 강력한 메달 후보들이다. 한국은 안슬기(29)와 최경선(29)이 나선다. 한국은 남자 마라톤에서 1992 바르셀로나 황영조(금메달), 1996 애틀랜타 이봉주(은메달)가 시상대에 오르며 ‘황금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고,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톱10’을 기대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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