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인, ‘자타카’ 서 인과법·보시 등 설명
검은 사자가 도토리나무 아래서 쉬다가 떨어진 나뭇가지에 맞았다. 화가 난 사자는 다가온 목수를 꼬드겨 도토리나무를 베어 수레바퀴를 만들도록 했다. 도토리나무도 지지 않고 나무꾼으로 변장해선 목수를 꼬드겨 수레바퀴에 댈 가죽을 얻기 위해 사자를 잡도록 했다. 목수는 도토리나무의 말대로 사자를 잡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내친 김에 도토리나무도 베어버렸다. 목수는 “사자가 나무 베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나, 알지도 못하는 나무꾼이 사자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나, 오늘은 정말로 운이 좋은 날이구나!”라며 엉겁결의 횡재에 콧노래를 불렀다.
자타카의 얘기다. 자타카는 석가모니 붓다가 제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들려준 설화모음집이다. 자타카가 <신경림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눔>(글모음 오은석, 그림 이중삼)이란 이름의 어린이용 동화로 나왔다. ‘사자와 도토리나무의 다툼’ 얘기만 아니라, 인기를 독차지하는 코끼리를 질투해 코끼리를 죽이려다 오히려 자신이 화를 입은 ‘어리석은 임금님과 코끼리왕’ 얘기도 남을 죽이는 사람은 곧 자신이 죽게 된다는 인과법을 말해주고 있다.
또 배고픈 이를 위해 자신의 몸을 보시하려고 불 속에 뛰어든 ‘달나라 토끼’와 장님을 위해 자신의 눈을 내어 준 왕의 얘기가 조건 없는 보시의 아름다운 마음을 자라게 한다.조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