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천주교 선교 초기 이 땅에선 새로운 신앙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1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훗날 성인으로 시성된 성 유대철 베드로(1826~1839)는 불과 14살이었다. 유대철은 재판관들이 배교시키기 위해 허벅지의 살을 뜯어내며 “이래도 천주교를 믿겠느냐?”하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믿고 말고요”라고 했고, 화가 난 형리가 시뻘건 숯덩이를 입에 넣으려 하자 “자요”하고 입을 크게 벌려 형리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천주교가 이런 신앙을 잇기 위한 ‘청소년을 위한 순교자 현양 축제’를 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축제는 오는 3일 오후 6~9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 대강당에서 열린다.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지금은 피를 흘리는 순교의 시대가 아니다. 천주교는 청소년들에게 피를 흘리지 않고서도 복음을 실천함으로써 순교 정신대로 생활하는 ‘하얀 순교’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자! 일어나 가자!’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도 ‘하얀 순교’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는 청년 성 김대건 신부와 성 유대철의 성인전에 대한 독후감과 감상문, 성지순례 기행문 등의 글과, 같은 소재의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을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모하기도 한다. 축제에선 찬양사도단 ‘이노주사’(이렇게 노래하고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들)가 1500여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음악과 율동을 펼친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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