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곳곳서 음악회
불교-가톨릭 연합 합창도
산색은 곱게 물들기 시작하고, 하늘과 달과 별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가을 산사에서 마음과 화음과 도량이 교감하는 향연들이 펼쳐진다. 실내보다는 툭 트인 도량의 마당과 산 언덕 등에서 펼쳐지는 산사음악회는 이제 마니아들이 생길 만큼 호평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산사음악회를 여는 사찰이 날로 늘고, 프로그램도 다양해져 산사의 축제로 확대되고 있다.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강원도 평창 월정사가 오대산 일대에서 여는 ‘오대산불교문화축제’는 볼 거리, 할 거리가 다양하다. 불교 전통 공연인 영산대재와 니르바나필 오케스트라 연주회와 백성스님의 사찰학춤, 원주 소나타윈드오케스트라 연주회, 슬기둥의 선음악회 등의 공연 뿐 아니라 청소년 댄스 경연과 사찰 전통 무술 시연 등이 펼쳐진다.
10일 오후 7시 충북 옥천 대성사 경내에선 대성사와 가톨릭 옥천성당이 공동으로 ‘종교화합과 선남선녀’를 주제로 한 음악회를 연다. 이 자리에선 불교와 가톨릭 연합 합창단의 화음이 메아리친다.
산사음악회는 토요일이자 황금 연휴의 시작인 10월 1일에 절정에 도달한다.
1일 오후 6시 대구 앞산공원 케이블카 민족통일장승 뒤 잔디밭에선 은적사와 천주교 고산성당이 공동으로 ‘화해와 살림의 노래’를 주제로 한 향연을 펼친다. 옥천 대성사와 옥천성당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은적사 합창단과 고산성당 성가대가 연합합창단을 꾸려 찬불가와 찬송가를 부른다.
천하절경의 청량산 언덕에서 펼치는 향연으로 산사음악회 바람을 이끌었던 경북 봉화 청량사에서도 1일 오후 7시 ‘생명-당신을 존경합니다’란 주제로 범패와 영산재, 합창, 찬불가, 통기타, 하모니카가 어우러진 선율이 밤하늘에 울려 퍼진다.
같은 시간 청도 적천사도 ‘은행나무 별빛 축제’를 열어 국악기와 서양악기, 민요와 가요, 대중가요와 성악 등으로 각기 다른 것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찰인 전남 순천 송광사와 부산 범어사는 1~3일 사흘간 축제를 펼친다. 송광사 불교문화축제는 1일 오후 4시부터 가수 이선희, 현숙의 공연에 이어 어린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상영된다.
부산 범어사의 개산 문예대제전에선 음악회와 영화제와 함께 타악뮤지컬 야단법석, 불무도, 범패 등의 공연이 있다.
충남 공주시 장기면 장군산에 있는 영평사는 1일 오후 6시30분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회와 가수 김수희, 민혜경, 최진숙의 공연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장군산 구절초 꽃 축제’를 펼친다.
경기도 화성 용주사에선 14일 오후 4시 경내 천보루 앞에서 승무 시연과 민요가수 김영임의 공연이 있고, 매월 산사음악회를 여는 경북 영천 만불사에선 17일 오후 7시 시명, 능인, 서연 스님이 음악 공양을 한다.
한반도 땅 끝에서 남해바다가 보이는 전남 해남 달마산 미황사는 15일 지난 1년 간 자신의 성과물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괘불제에 이어 ‘달이랑 별이랑 사람이랑’란 주제의 작은음악회가 열린다.
또 계룡산의 명찰인 충남 공주 갑사에선 22일 오후 2시 가수 김도향, 정훈희, 김종환, 박정식이 출연하는 ‘천년의 산울림’이 울려 퍼지고, 인천시 강화도 전등사는 29~30일 삼랑성 역사문화축제와 산사음악회로 가을 향기를 전한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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