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자비 속 편안한 죽음맞이 돕겠다”
하버드대 출신의 미국인 심리상담가가 14일 전남 순천의 선암사에서 계를 받고 정식으로 대한불교 태고종의 승려가 된다. 태고종 사회부장 법현 스님을 은사로 삼아 출가해 ‘대일’이란 법명을 받은 데이비드 쥬니가(35·사진)다.
그는 현재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가톨릭계 병원에서 임종을 앞 둔 환자들에게 심리상담을 해주는 상담가로 일하고 있다. 어린 시절 태권도를 배워 1단을 딴 적도 있는 그는 하버드대 재학 중 유학 온 태고종 소속 일미 스님으로 부터 한국 불교와 태고종에 대해 소개 받고 출가를 결심했다.
그는 지난 4주간 선암사에서 행자교육을 받았다. 태고종 쪽은 268명의 교육생 가운데 유일한 행자였던 그에게 2주 동안 참선을 특별 지도했다.
그는 “행자교육이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 영적인 변화를 느끼면서 이러한 놀라운 경험에 스스로 감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병원에서 열심히 희망을 주던 환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날 때는 제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분노와 허탈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면서 “미국으로 돌아가면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와 사랑을 전달하여 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사진 선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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